'인맥'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좋은가?

주제가 좀 거한 면이 있지만, 그냥 몇 줄 적어봅니다. 모처에서 지금 '인맥'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 약간 적어보고 싶어져서 말이죠.

'인맥'이란 중요합니다. (혹은 그렇다고들 말합니다.) 게임계건 일반 사회건, '인맥'은 너무나 완소거리라고 여기는 것이 보통이죠. 한국만 이상하게(?) '인맥'을 강조하냐면 그것도 아니라서, 게임랩(Gamelab)의 이승택(Peter Lee)님 인터뷰 봐도 '인맥'에 대한 얘기가 나오죠.

그 분의 말씀 중 일부를 인용해보겠음.
미국 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는 것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에서 있는 문제들이 미국에도 있고, 인맥의 중요함은 세계어디든 마찬가지 인것 같구요. (여기서 인맥은 한국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학연 - 지연이나 줄 잘서기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이란것은 결국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미국 사람들의 단점이자 장점인 것 중 하나는 미국 사람은 자기 보다 못 하다고 생각되면 아주 무시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대신 자기보다 실력이 있다고 생각되면 확실하게 접어 주고 대우해 준다는 것입니다.
비록 볼드는 치지 않았지만, 정말 중요한 얘기는 괄호 안에 있지요. 이 분의 인터뷰는 아주 중요한 내용이 많으니, 아직 안 보셨다면 지금이라도 접해보시길.

먼저 '인맥'이란 무엇인가? 많은 분들이 서로 다른 대답을 하실 수 있겠지만, 저는 '인간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제 인간관계가 엄청나게 크고 아름답(...)냐면 그건 또 아니지만, 범위를 좁혀 Pig-Min에 한정해 조금 얘기해보도록 하죠.


1. 선비는 3일만 안보면 달라진다.

... 무협에나 나올법한 글귀입니다만, Pig-Min의 에피소드로 적어보면 대략 이러함.

사실 Pig-Min 초기에는, 그냥 블로그 툴에 수상한 남자(?) 하나가 마구 텍스트 쳐올리는 형태였습니다. 불현듯 회상해보면, 4번째 인터뷰로 팝캡(Popcap)의 제임스 궈쯔만(James Gwertzman)씨의 말씀을 따내는 쾌거를 거두었는데, 그 때 소감은 거의 '스테이지 1에서 최종 보스를 만난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팝캡이 워낙 대인배스러운 회사인 것은 사실이지만, 연륜도 짧고 글도 적은 Pig-Min에 뭘 믿고 인터뷰를 준걸까?

아마 제가 1번째로 딴 [다크 폴(Dark Fall)]의 조나단 보악스(Jonathan Boakes)씨 인터뷰가 영향을 미친 듯. 이거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엄청나게 자세하고 깊이 있는 대답이 마구 넘실대죠. 솔직히 저정도로 자세한 인터뷰는 기대를 안하고 그냥 던진거지만...

그럼 여기서 질문.
Q : 조나단 보악스씨는 제가 어떻게 인터뷰를 땄을까요?
A : 원래 알던 사람.

아주 오래 전 [다크 폴]의 인디 유통 시절, 즉 집에서 CD 구워다가 DVD 케이스에 넣어 보내주던 바로 그 당시, 제가 이 양반의 게임을 산적이 있습니다. 예측 가능한(?) 국가도 아닌 낯선 '한국'에서 주문이 들어왔으니, 뭔가 더 감회가 새로웠겠죠. 사실 그 다음에도 약간의 도움을 개인적으로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렇게 저렇게 이어지다보니 인터뷰를 무사히 딸 수 있었던 겁니다. (답 오는 시간이 좀 길었어서 그렇지.)

그 분을 처음 알았을 때는 제가 '게임에 관련된 일'을 할거라고 생각지도 않던, 그냥 '게이머'였던 시절입니다. 미래를 어찌 알 수 있겠어요? 하지만 그때부터 가늘게라도 이어져 내려온 선이, Pig-Min 일을 하며 도화선이 된 것입니다. 아주 제대로 잘 터졌죠.

... 아. 이 경우에는 3일 안본 선비가 내가 되나? 그럼 내가 선비? ... 넘어가도록 하죠.

어찌 되었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어느정도 친분있던 보통 사람이 엄청난 거물이 되어 있거나, 혹은 내 직업에 너무나도 딱 맞는 사람이 되는 수가 있다.'라는 겁니다. 평소에 마주칠만한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도, 어느정도 선까지는 좋은 인상과 친분을 유지하면 좋음. (여기서 추가 질문. Pig-Min에서 인터뷰를 딴 '한국 분들'은, 어떻게 연결해서 하게 된 걸까요? 정답은 여러분의 추측 속에.)


2. 시작이 반이다.

이 말처럼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 또한 무서운 얘기가 없습니다. 시작은 반이죠. 네. 시작이 반이라면, 나머지 반은 열심히 노력해 채워야 한다는 겁니다.

나름대로 Pig-Min에서 많이 자주 다루는 게임랩의 이승택 님. 요새는 메신져 등지에서 사담이나 개그도 좀 칩니다만... 거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까요? 3개월 걸렸습니다.

어떤 분을 짧다고 어떤 분은 길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솔직히 이 경우는 매우 길고 험난했습니다. 서로의 스케줄이 안 맞아서 내한공연 오셨을 때 뵙지도 못했고, 미국으로 돌아가신 후에도 그쪽 일이 너무 바쁘셔서 연락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래도 끈질기게 여쭤본 '인터뷰 답장 주세요!'를 통해, 마침내 메신져에서 개그도 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된 거죠. 네. 시작이 반인건 좋은데, 나머지 반을 채우기 위해 엄청 노력한 겁니다.

... 물론 아무데서나 아무한테 써먹을 수 있는 스킬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경우, 이정도로 연락 힘들고 그러면 포기하죠. {Pig-Min 에서도 그렇게 포기한 경우 여럿 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인간 관계를 세우고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꾸준히 할 수 있는가?'라는 거겠죠. 그렇다고 아무한테나 무턱대고 막 연락하고 이럼 안됨. 서로 엄해지는 수 생깁니다. 위에서도 적었듯, 저도 일반적으로는 이런 경우 그냥 포기(...)

더불어... '아쉬운게 있는 사람이 관계 정립에 대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으면, 그건 끝장.' 차마 예는 들지 않겠습니다만, '문자로 업무 연락하면 절대로 되돌아오지 않는 블랙홀'이라던가. '뭐 봐달라고 부탁 해놓고 막상 그 후로는 감감 무소식' 같은 경우는 가끔 발생. 당연히 즐됩니다. 그 관계 절대로 잘 될리가 없습니다.


3. 입은 하나고 귀는 둘이다.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어지간한 사람은 다 그럴거에요. 왜냐면, 말을 잘 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만,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은 의외로 적기 때문.

물론 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이 귀로 흘려넣기만 하라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의 대사 중간중간에 추임새 / 감탄사 / 연결 문장 / 질문 등을 넣어주면 좋죠. 그리고 당연히, '일방 전달'이 아닌 '대화'니까, 어느정도는 말이 오고 가야 합니다. 물론 '대화'가 통하려면, 듣는 자신도 어느정도의 지식 / 관점 등을 갖고 있어야 함.

듣는 걸 잘하면 뭐가 좋냐... 특정 분야에서 '중수' 이상 찍은 분들과 1-2시간 정도 대화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아주 결정적이고 중요한 견해나 정보가 갑자기 나옵니다. 절대로 평소에는 어디서도 접하기 힘든, 정말 보석과도 같은 존재일 가능성 매우 다분함. 듣는 사람이 혼자 신나게 떠들었다면, 절대로 새어나올 수 없는 중요한 내용들입죠.


4. 근묵자흑.

근묵자흑. 먹 주변에는 검은 것만 모인다는 의미입니다. 뒤집어 얘기하면, 내가 순수한 먹이면 내 주변에는 흑만 모입니다. 즉, 자기 자신을 어느정도까지는 단련하고 가꿀 필요가 있다는 거죠.

아주 당연한 얘기지만, 그냥 사람을 많이 알고 친하다고해서, 인간 관계가 좋고 인맥이 탄탄한건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진취적이면서 열심히 일할거고, 어떤 사람은 매일 밤 술먹으며 신세한탄만 하겠죠. 저런 2명이 주변에 있다면, 그 중 누구와 친하고 싶습니까? 당연히 술먹으며 신세한탄만 하는 사람은 싫어할겁니다. '신세한탄'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신세한탄'만' 하는게 나쁨. (정말로 저런 부류 있습니다.)

자신 스스로가 어느정도 되어 있으면, 다른 사람들도 어느정도 옵니다.


... 이 외에도 할 얘기야 많지만, 일단 여기서 정지.

더 자세한 내용은, 게임 과외를 참조해주세요. ... 아 이건 그리 보낼 내용이 아닌가? 뭐 여하건, 원하시면 간단하게라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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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손님 2007/09/12 10:31 # M/D Reply Permalink

    3번 내용 특히 공감~

    1. mrkwang 2007/09/12 11:02 # M/D Permalink

      손님> '더 자세한 내용은, 게임 과외를 참조해주세요.' 부분에도 공감을. ㄳ.

  2. zwei 2007/09/12 12:03 # M/D Reply Permalink

    여러군데에서 절로 고개가 끄덕거려집니다.

    1. mrkwang 2007/09/12 22:38 # M/D Permalink

      zwei> 뭐 그렇다는.

  3. 제르비난 2007/09/12 16:40 # M/D Reply Permalink

    흥미도 인맥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크폴' 같은 경우, 완전히 mrkwang 님 취향 아니었습니까? 호러에 어드벤쳐....

    1. mrkwang 2007/09/12 22:37 # M/D Permalink

      제르비난> 사실 좀 다른데, 공개적으로 쓰긴 좀 글쿤요.

: 1 : ... 4456 : 4457 : 4458 : 4459 : 4460 : 4461 : 4462 : 4463 : 4464 : ... 5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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