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억이 맞다면 이송희일씨는 영화 [후회하지 않아]의 감독이고, 김조광수씨는 [후회하지 않아] - [올드 미스 다이어리]를 배급한 청년 필름의 대표시죠. 그들의 생각은 다른 사람들과 다를 수 있겠고, 말하고 싶은건 말할 수 있겠습니다. 거기까진 좋은데...

생각해볼 점은 이런 거겠죠.


1. 진짜로 '스크린 독점' 배급되었던 예전 영화들에는, 왜 말이 없었을까?

제가 며칠 전 쓴 글 [디 워(D-War)]와 심형래 사장님에 관련된 영화 외적 공방 이야기들에서도 언급한 얘기입니다만, 극장 관객이 1천만 이상 들었다고 얘기되는 한국 영화들은 이분들이십니다.

1. 괴물
2. 왕의 남자
3. 태극기 휘날리며
4. 실미도

이 중에서 '의외의 히트'를 친 [왕의 남자]를 제외하고는, 극장 개봉 초반부터 수많은 스크린을 독점했죠. 덕분에 [괴물]이 욕을 좀 먹기는 했는데, 그 독점이 진짜 심했던 것은 [실미도] - [태극기 휘날리며] 콤보였죠. 사실 [괴물]은 뒤늦게 따라가다 욕먹은 경우였고, [실미도] - [태극기 휘날리며]의 경우 거의 3-4개월간 이 2개 말고는 살아남는 영화가 거의 없을 지경이었어서, 다른 한국 영화들에게 '상대적 기회 박탈'을 제공한 최고 문제거리였습니다.

사실상 인디 영화의 적은, '스크린 독점'하는 타 대자본 영화들입니다. 위에 예로 써놓은 1천만 리스트가 특히 심했을 뿐이지, 파워 있는(?) 배급사가 뿌리는 한국 영화들은 무조건 스크린 많이 잡고 보죠. 솔직히 [디 워]도 스크린 좀 잡긴 했지만, 시작하는 주에 그정도 스크린 점유 잡는 경우는 한국 영화건 미국 블록버스터건 꽤 되지 않았습니까.

... 그런데 왜 이전의 독점에는 디싱을 하지 않았을까요? 꼭 이 분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상대적 피해'를 입을 분들도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바닥이 좁아 어디선가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불평 불만을 차마 말할 수 없었다'가 아닐까 싶은데요. 심형래 사장님은 어차피 '외부인'이니까, 마음 놓고 디싱할 수 있던거라고 짐작합니다. 만약 강우석 - 강제규 - 봉준호 - 박찬욱 이런 분들이 [디 워]를 만들었거나, 혹은 제작에 '이름'만이라도 참여했다면, 과연 이런 표면적인 디싱이 가능했을까요? 아니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 이러니 심형래 사장님이 맨날 '나만 따야' 같은 소리를 할 수 있는 거죠.


2. 인디가 메이저(같지는 않지만 여하건 메이저라 치고) 디싱하는 것이, 과연 인디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Pig-Min은 인디 게임 웹진이니까, 게임 얘기로 비유하자면...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을 다룬 시리어스 게임 만드는 [피스메이커(Peacemaker)]의 임팩트 게임즈(Impact Games)가, '너네같은 공룡이 다 잡아먹으니까 우리가 살 길이 없어!'라며 EA나 UBI를 디싱한다면, 그게 과연 자신들의 게임 제작이나 판매에 도움이 될까?

... 좀 애매한 비유지만, 뜻은 전달되리라 믿습니다.

하고 싶은 얘기는, '굳이 인디가, 가는 길도 다른 메이저를 공개적으로 배척하고 디싱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점입니다. 애초부터 그 둘은 가는 길도 - 사업 방향도 - 게임을 즐겨줄 대상 유저도 매우 다릅니다. 물론 두 게임을 모두 즐기는 사람들도 있기야 하겠지만, 둘 중 하나를 산다고해서 딱히 다른 한 쪽의 파이가 빼앗길 이유도 없는, 완전 다른 세상이라는 거죠.

... 그런데 굳이 디싱을 왜 하지? 디싱을 한다고 딱히 얻을 것도 없고, 서로 바라보는 방향이 완전히 달라서 밥그릇 싸움 할 일도 없는데 말이죠. '저쪽이 더 많은 제작비를 가져가기 때문에 이쪽으로는 제작비가 오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에? 어차피 제작비 대는 전주도, 양쪽에 기대하는 건 완전히 다를거 같은데요.

... 물론 이 얘기는 과연 [디 워]가 '메이저' 맞냐는 질문에 답을 해야 가능한 것이겠습니다. '제작비' 들어간것만 보면 초대형 '메이저'겠지만, 6 년 만에 완성품 나온 상황이나 그 이전 작품이 줄줄이 돈 까인걸 생각하자면, 딱히 메이저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좀 애매하지 않나도 싶음.


이런 저런 얘기가 더 나올수도 있겠지만, 다른 분들도 열심히 써주실테니 이정도로.

P.S. : 개인적으로는 취향상 [후회하지 않아]나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보지 않은 사람입니다만, [실미도] - [태극기 휘날리며] - [왕의 남자]들도 취향상 보지 않았으니, 딱히 죄송할 이유는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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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루 2007/08/07 16:20 # M/D Reply Permalink

    디워. 아직 보지 않았고, 계속 보지 않을 생각입니다만.
    그리고 딱히 까고 싶은 생각도 없구요, 그렇다고 까는 사람 까고 싶지도 않고,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악감정 또한 별로 없습니다.
    근데.
    이송희일씨가 디워를 디싱한건, 여기서 지적하는 것 처럼 인디의 정치적 맥락이 아니구요.

    이런 식의 디워 지지는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개인 블로그 같으면 그냥 무시하면 그만이지만, 여긴 개인 블로그는 아니잖습니까.

    1. mrkwang 2007/08/07 17:11 # M/D Permalink

      미루> ... 정치적? 죄송한데 이 글 어디에 정치적 얘기가 들어가나요; 전혀 그런 생각 안하다가 그런 말씀 하시니, 솔직히 좀 당황스러운데;;;

      물론 '얼굴 볼일 없으니 디싱한다'가 정치적인 얘기라면 또 모르겠지만, 그정도 얘기를 정치적이라고 하면 세상 만사가 다 정치적이겠죠. Pig-Min은 [퍼즐 퀘스트] 관련 글을 몇 개월에 걸쳐 15개나, 프리뷰 - 리뷰 (기종별로) - 인터뷰 - 칼럼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 써가며 다루다가 이제는 '웹툰'까지 등장했으니, 호주 제작사 Infinite Interactive를 향한 '해바라기'성의 정치적인 웹진이겠습니다;;; (실제로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자주 많이 다루는 게임'들이 가끔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식의 디워 지지'라는게 어떤 것을 뜻하시는지요? 단지 디워 다루는 얘기의 횟수가 많고, 그에 대해 호의적으로 보여서? 현재 한국의 인터넷에서 가장 유명한 얘기가 디워 관련인데, 그걸 굳이 다루지 않을 이유는 딱히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 직전의 이슈였던 아프간 관련도 2번 다뤘습니다.)

    2. 미루 2007/08/07 19:55 # M/D Permalink

      죄송합니다. 맥락상 '정치적'이라는 단어가 직접 들어갈 이유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리플에 대한 반론의 논리는 너무나 빈곤한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 가장 유명한 얘기가 디워 관련이라고 한다는건, 인디게임 웹진을 표방하는 피그민의 정체성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횟수의 문제는 결코 아닙니다. 전 다른 글들은 아주 재밌게 읽고 있으니까요.

      조금 뒤로 돌아가 '이런 식의 디워 지지'를 좀 더 명확히 규정하자면, (아까 말씀드렸지만)디워를 다루는 횟수의 문제가 아니라. 디워를 다루는 시선의 수준에 대한 문제제기였습니다.
      지지에도 분명히 격이 있습니다만, 심형래씨 하나 살리자고, 이송희일씨나 박찬욱, 봉준호씨를 물고 늘어지는 건 아주 저질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3. mrkwang 2007/08/07 21:14 # M/D Permalink

      미루> 솔직히 당황스럽네요;;; 반론의 논리가 너무나 빈곤하다니.

      제가 보기에 첫 리플에서 말씀하신 내용은 이렇게 정리됩니다.

      1. 디워 보지도 않았고 볼 생각도 없다.
      2. 디워에 대해 지지하는 사람들 - 까는 사람들 양쪽, 모두 별로 할 말이 없다.
      3. 이송희일씨가 디워를 디싱한 것은 인디의 정치적인 맥락이 아니다.
      4. 이런 식의 디워 지지는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닌거 같다.

      1과 2에 대해서는, 제가 답변을 드리거나 말씀드릴게 없습니다. 그냥 '개인 생각'이시니까요.

      3에 대해서는... 제가 적은 글 자체가 정치적인 내용이 아니라고 설명을 드렸는데; 그 설명에 무슨 빈곤한 논리나 뭐가 들어갈 여지가 있긴 한가요? 설마 제가 [퍼즐 퀘스트]를 15번이나 다뤘다고 말씀드린 것이 빈곤한 논리인가요? 그럼 Pig-Min 운영하는 '실제 예'를 드는 것 말고, 어떤 식으로 설명드려야 하나요;

      4 역시 딱히 드릴 말씀이 따로 없지만, '아프간' 같은 일반적인 인터넷 이슈도 이미 다룬적이 있다고 설명을 붙였습니다.

      '인디게임 웹진을 표방하는 피그민의 정체성'은, 이미 확고하다면 확고하고 흐릿하다면 흐릿합니다. ... 이건 아예 글을 따로 빼서 쓰죠.

      '디워를 다루는 시선의 수준에 대한 문제제기'와, '심형래씨 하나 살리자고 이송희일씨나 박찬욱 봉준호씨를 물고 늘어지는 건 아주 저질'이라고 하시는데;;; 첫 리플 읽을때부터 당황스러운 말씀이 너무 많으시네요; 솔직한 심정으로, 이 글에 대해 갖고 계신 불만이 어떤건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그냥 심형래 사장이 싫고, 심사장에 대해 다루는게 싫은거 아니신가요?

  2. bluedisk 2007/08/07 22:16 # M/D Reply Permalink

    애독자라고 하시는 분의 첫 리플이 이렇다니;;; "아주 저질"이라고 하질 않나;;; 운영자 힘빠지시게 하는군요. 님이야 말로 아주 저질이시네요.

  3. 예인 2007/08/08 00:24 # M/D Reply Permalink

    근데 이송희일 감독이나 김조광수 대표가 <디 워>를 씹은 건 스크린 독과점과는 상관 없지 않아요? 제가 해석하기로는 대체로 1) 애국심 마케팅이 도를 넘었다는 거랑, 2) 심 감독과 그 추종자들이 자꾸 스스로를 충무로에서 '따돌림당한' 존재로 표현한다는 거랑, 이렇게 두 가지가 문제인 거 같은데......

    1)은 잘 모르겠는데, 2) 같은 경우에는 두 사람이 정말 야마가 돌 만 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올미다>같은 경우엔 충무로 배급 시스템 때문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영화 중 하나고, <후회하지 않아> 같은 경우에는 충무로에서 1억 투자받을라고 제작자랑 감독이랑 굽신굽신거리며 쌩 난리를 쳤었는데, 그때도 그 사람들은 "1억 투자해줘서 고맙다"고 그랬지 "1억밖에 안 주다니 역시 독립영화 감독은 서글퍼" 하지 않았거든요. 근데 뜬금없이 충무로 사상 최대의 투자를, 그것도 몇 배나 기록을 갱신하며 얻어낸 감독이(게다가 그의 전작이 평단도 관객도 한마음으로 욕한 용가리였는데도) "개그맨 출신이라 조낸 서글퍼, 남들이 안 알아줘" 하고 있으니 고깝게 보일 수밖에 없겠죠.

    <실미도>나 <태극기>는 "나중에 이 사람들 언제 볼지 모르니까...."하는 마음에 안 씹었고, 심형래야 어차피 충무로 바깥 사람이니까 씹었다, 이렇게 보긴 좀 힘들지 않을까요? 청년필름도 좀 영세한 편이고, 이송희일 감독도 그렇게 네임 밸류가 있는 감독이 아닌데.... <디 워> 뒤에 버티고 있는 게 국내 최대 배급사 중 하나인 쇼박슨데, 지금까지 영화 만들면서 투자자나 배급사 등쌀에 치일대로 치여본 사람들이 그걸 간과하고 넘어갈 수 있을지는 좀 의문이에요. 영화산업의 역학관계에 대해서는 제가 잘 모르기 때문에 오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요. :)

    1. mrkwang 2007/08/08 00:41 # M/D Permalink

      예인> 제가 2글자 성을 가진 분들의 글에서 느낀 건, '심사장과 그의 영화 [디 워]는 적이다'라는 거였고, 그 이유가 '독점'이었습니다.

      물론 그분들의 글에서 '스크린 독점' 얘기는 나오지 않고 '제작비' 얘기만 나왔습니다만, 제 생각에 한국 영화판에서 실제적으로 심각한 쪽은 '스크린 독점'이기 때문에 적은 것입니다.

      그리고 미묘할 수 있지만, 국내 최대 배급사 중 하나인 쇼박스라는 것은, 다른 국내 최대 배급사가 더 있다는 뜻도 되죠...

    2. bluedisk 2007/08/08 02:35 # M/D Permalink

      충무로에서 투자한 게 확실한가요? 어디서 투자한지 다들 잘 모르고 있는데요;

  4. N. 2007/08/09 01:34 # M/D Reply Permalink

    이송희일 감독은 영화 디워 그 자체보다는 소위 "막가파식으로 심형래를 옹호하는 분들'을 타겟으로 글을 썼고... 그게 기사화되면서 왜곡 인용됐죠. '디워는 영화가 아니다'라고 말한 적 없습니다. 막가파 지지자들이 디워를 영화아닌 미국토스트기 대접을 한다는 거였지.

    그리고 이송희일 감독은 <괴물> 때의 스크린 독점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이건 yes24에 공식 에세이로도 실렸었고...(지금도 검색 가능합니다.) 아마 스크린쿼터 때도 애국심, 민족주의 자극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건 현재 그 냥반 홈페이지가 닫혀서 확인 불가고요.

  5. P 2007/08/16 14:27 # M/D Reply Permalink

    mrkwang 님 // 저도 인디게임 웹진 즐겨찾고 있습니다만 ^^ 이번 시각은 어느정도 곡해하신 부분이 있는거 같아 조금 아쉽습니다. 이송** 감독의 작품을 딱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올미다>의 팬도 아닙니다만.. 그들의 글에서 '스크린 독점' 얘기는 나오지 않았지만 '제작비'보다 '스크린 독점'이 문제가 된다고 해서, 그들이 사실 그 부분에서 반감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에서 글을 쓰신거 같은데 그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심감독이 주류라서 비판하고 나섰다. 라기 보다는 제가 느낀 바로는 그 사람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이렇게나 하나의 목적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제작자. 라고 자신을 옹호? (혹은 PR) 하는 것과 그 결과물을 맹목적으로 떠 받드는 최근 분위기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거 아닌가 합니다.

    솔직히... 아무리 현재 대박영화 감독이라도 자신의 영화 만들때 배안곪고 시작한 사람 몇이나 될까요? 그 기간은 뭘로 견뎠을까요. 열정이지 않을까요? 인디 게임만드는 사람도, 팔리지 않는 소설쓰는 사람도, 인디 밴드도, 많이 뜨지 못한 주류 만화가 들도.. 뭐 훨씬 더 있겠지만 .. 이런 사람들이 아.. 난 주류시스템의 피해자다. 그러니 많이 팔아달라.. 나만 이렇게 열정있는 인간이다. 라고 하진 안잖아요. 묵묵히 자신의 꿈이 바라는 길을 가는 것 뿐이죠.

    심감독님이 영화 후에 인터뷰만 안넣었더라도.. 좀 반감이 덜 했을지도 모르죠. 심감독님이 충무로에게 무시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송**는 심감독의 발언이 자신의 혹은 동료들의 열정을 무시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요? 그냥 ㅡ 그런 차원에서 생각하면 될거 같은데요? ^^

    글 너무 길면 읽고 지우셔도 되구요. ^^ 좋은 게임들 많이 소개해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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