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Steam) 구입 & 플레이 체험기.

[하프 라이프(Half Life)]나 [카운터 스트라이크(Counter Strike)]로 유명한 밸브(Valve)사는, 다운로드 판매 서비스인 스팀(Stea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요즘에서야 게임 제작사 - 배급사가 자체 다운로드 판매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흔한 편이지만, 스팀은 자체 게임의 판매를 넘어 뭔가 더 대단한 서비스를 만들어보려고 했던 시도라서, 게이머들에게 나름대로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요. 저 개인적으로도 오래전부터 스팀에 등록은 했었지만, (굳이 거기서 살 일이 없었기 때문에) 실제 구입을 하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비로소 그들의 판매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일 품목인 [재기드 얼라이언스 2(Jagged Alliance 2)] + [디싸이플즈 2(Disciples 2)] 콤보 7.45$, [고스트 마스터(Ghost Master)] 3.70$, 이렇게 총 3 게임을 구입했죠.

여러가지 면에서 좋은 부분이 있고, 안좋은 쪽이 있는데...


1. 인터페이스는 맘에 드는 편이지만, 미흡한 부분도 있다.

아시다시피 스팀은 '클라이언트'라 부를 수 있을 자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유저의 컴퓨터에 깔려있는 그 프로그램을 통해 스팀 홈페이지를 서핑 - 데모 다운로드 - 결재 등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리얼 아케이드(Real Arcade)를 무척 좋아했던 이유 중 하나가 '쓰기 편리한 클라이언트' 때문이었는데요. 스팀도 그런 면에서 보자면 좋습니다. 특히 이 클라이언트를 통해 구입한 게임이나 다운로드 받은 데모를 구동할 수 있기 때문에, 뭔가 정돈된 느낌도 주고 그러죠. 지금은 트라이미디어(Trymedia) 외주로 교체된 야후의 월정액 서비스 GOD(Games on Demand)도 나쁘진 않았지만, 이런 클라이언트를 따로 주지는 않았기 때문에, 여기저기 흩어진 것들 모으기는 조금 깝깝했죠. 게다가 클라이언트와 홈페이지의 일부는 '한글화'를 해놓았기 때문에, 언어적인 면에서 살짝 편하기는 합니다. (한글화 하다 만 부분이 많다는 것이 아쉽지만.)

하지만 게임을 사려고 할 때, 검색이 아닌 리스트를 쭉 늘어놓고 보면 뭔가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 강합니다. 사실 이런건 미국의 다운로드 판매상 모두의 문제이기도 한데, 이름을 정확히 알아 검색하지 않고 링크를 누르며 구경하려면, 엄청나게 복잡하고 불편하네요. 그나마 스팀은 보유 게임이 적어서(...) 불편함이 적은 편이지만, 어떻게든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 외에도 왠지 익스플로러 기반인거 같아서, 웹페이지 넘어갈때 생기는 딜레이나 불안정함이 있는 느낌이지만... 넘어가죠.


2. 가격은 미국의 실정을 생각하면 괜찮은 편.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실제 패키지를 받지 않으니 더 싸야하지 않겠냐'라는 생각이지만, 미국의 다운로드 판매 방식은 '패키지가 없어도 가격은 똑같다' 입니다. 미국은 워낙 넓어 운송 시간과 비용이 장난 아닌지라, '빠르면서도 돈 받지 않는 배송'의 개념으로 패키지 가격과 같지 않나 싶은데요.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스팀 가격이 나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스팀은  가끔 (혹은 자주) 세일도 하고 있으니까, 오히려 가격 면에서는 더 나을 수도 있겠죠. '프리 오더' 형식으로 발매 전 세일도 자주 하는 듯 싶고. 가격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입니다.


3. 게임의 양은... 매우 적다.

원래 스팀이 밸브의 판매망이어서 그런지, 밸브 게임 빼면 참담할정도로 적습니다. 그나마 지금은 많아진 편이라 제법 다양해보이는 구색(?)을 갖추고 있습니다만, 어지간한 타 다운로드 판매 업체를 가도 이거보다 훨씬 많지요.

'모든 게임'을 찍고 들어가면, 2007년 7월 15일 현재 153개가 나옵니다. 그나마 [하프 라이프] 기반의 무료 모드(MOD)는 뺀 숫자이긴 하지만, 합본으로 구입해야 하는 [신 1(Sin)]의 부속물이나 6개의 에피소드를 따로 진열한 [샘 앤 맥스 : 시즌 1(Sam & Max : Season 1)]을 따로 세고 있으니, 실제로는 조금 더 적다고 봐도 되겠군요.

물론 팝캡(Popcap)이나 스트래디지 퍼스트(Stradegy First) 같은 곳과 계약해 게임을 받고 있지만... 팝캡은 어디가도 있는 게임이고 캐주얼한 플레이어들 대상이니 스팀의 성격과는 좀 다르지 않나 싶고, 스트래디지 퍼스트는 오래전부터 다운로드 판매를 하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그 많은 게임들 중 지극히 '일부'만 서비스되는 중이니, 아직까진 외부 회사의 게임을 끌어와도 '일부'만 조금씩 서비스하는 정도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캡콤(Capcom)은... 패스.


4. 다운로드 속도는 그럭저럭.

제가 한국의 웹하드나 P2P를 안 써서 비교는 못하겠지만, 아무래도 그것보단 스팀이 느립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바다 건너편의 미국 다운로드 서비스를 쓴다고 생각하면, 속도가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닌것 같군요. 물론 이건 비교적 저용량의 게임을 받아본 제 생각일 뿐, 대용량 게임을 받는 분들은 '스팀돌아 미치겠다'라는 반응도 있었다고 합니다.


5. 구입은 간편하다.

위에서 말씀드린 게임들을 질러본 결과, 결재는 무척 편하고 빨랐습니다. 페이팰(PAYPAL)로 결재했는데, 딱히 링크를 많이 타고 다닌 것도 아니고, 결재 모듈 등이 뜨는 속도 또한 빨랐죠. 이정도면 '지르고 싶어진 후 누르면, 마음이 바뀌기 전에 결재 완료'가 되는 속도인듯 싶네요.


6. 사후 서비스는... 한국 같았으면 망했다.

문제는 이거. 사후 서비스는 안습도 아니고 막장 수준입니다. 사실상 이건 밸브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 미국의 대형(소형) 인터넷 서비스를 쓰다보면 언젠가는 겪게 되는 일입니다만.

위에서 말씀드린 게임들 중 [고스트 마스터]가, 아예 실행이 안되고 에러가 뜹니다. 구입한 다른 게임은 물론 여타 데모들도 모두 잘 뜨는데, 이거 하나만 실행하자마자 에러 메시지 뜨고 튕김. 당연히 A/S나 환불을 받아야 하죠. 그래서 요청을 넣었습니다.

일단... 스팀에 편지 보내러 가는 길부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스팀의 클라이언트에서 뭘 찍고 들어가서 또 찍고 어쩌고 저쩌고 갔는데... 편지에 넣을 내용의 주의사항을 보여주는 페이지와, 편지를 작성하는 페이지가 전혀 다릅니다. 무슨 소리냐면, 그냥 링크 찍고 들어가면 '주의사항'을 볼 수 없는 상태에서 '문의 편지를 작성'해야 된다는 거죠. 수동으로 창 하나 더 띄우고 보면 되니까 그렇게 했지만, 느껴지는 불편함을 사이트 디자인의 불친절함 때문에 겪어야만 했다는 것입니다.

편지를 작성하면서도, 계속 오류가 생겨서 3 - 4번 다시 써야 했습니다. 폼 메일 작성하면서, 굳이 그 내용 따로 복사하지는 않잖아요? 한방에 갈거라고 믿었으니까. 그런데 멋지게 에러가 나더군요. 그렇다고 원래 창으로 '내용 보존'한채 보내주는 것도 아니라서, 글 내용은 모두 지워져 있어서 다시 써야만 했습니다.

게다가 답장도 엄청 늦습니다. 제가 한국 시간으로 7월 11일에 이 편지를 보냈는데, 편지 받았다는 자동 답장 외에는 단 1통의 메일도 오지 않았네요. 페이팰이나 이베이(ebay)도 고객 대응이 엄청 빠른건 아니지만, 적어도 업무를 하는 48시간 이내에는 (형식적이고 판에 박힌 대답이라도) 뭔가 답장은 해준단 말입니다. 시간이 5일이나 지났는데 어떤 답장도 하나 없다는 것은, 한국같으면 망하고 남을 서비스네요. 언젠가는 오겠지~ 하고 럴럴하게 기다리는 수 밖에 없겠습니다. 그나마 3.70$짜리 게임에서 이러니 망정이지, 만약 49.99$에서 이랬으면... 안습이겠다 진짜.


6. 3줄 정리.

- 지르기 쉽고 간편하다.
- 그런데 지를 게임의 수가 매우 적다.
- 만약 문제 생기면, 마음을 비우고 도를 닦아야 한다.


공식 홈페이지 : S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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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raco 2007/07/16 04:40 # M/D Reply Permalink

    그놈의 스팀때문에 1.6패치되고 나서는 카스가 미묘하게 바귀어서 적응이 안되요 ㅎㅎ

  2. bluedisk 2007/07/16 15:46 # M/D Reply Permalink

    아무 생각없이 C 드라이브에 스팀을 설치하고 게임을 받으려고 하니, 공간이 부족하다고 하드드라이브를 비우라고 하네요; 다른 경로로 설치할 순 없나 봅니다;;;

  3. imwill 2007/07/16 16:34 # M/D Reply Permalink

    개인적으로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사용자의 굳은 의지가 없다면 매우 불편한점이 있어요, 용량도 그렇지만 왠지 컴퓨터에 기생해서 피빨아먹는 기생충같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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