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세계 최강의 캐주얼 게임 맞고.

미국에 포고(Pogo)라고 있습니다. 다 드시기로(Eat All) 유명한 거대 게임회사 EA에서 운영하는 캐주얼 게임 사이트인데, 여기 정말 무시 못할 곳입니다. 나중에 다시 다룰 예정이니 간략하게 적고 넘어가지만, 정말 별의 별 웹 기반의 캐주얼 게임 서비스하는 곳이죠. 유료회원에 대한 배려도 나름대로 잘 되어 있어서, 개인적으로도 2년 끊고 써보기도 했고. 여기 보면 트럼프로 하는 솔리테어(Solitare) 게임도 여러 종류 있는데, 오히려 포커(Poker) 류보다도 훨씬 많이 나오는게 바로 솔리테어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서만 많은게 아니고 다운로드 판매용으로 만들어지는 솔리테어 게임도 엄청난 숫자인데, 정말 세상에는 솔리테어 게임이 너무 많아서 가끔 '북미인들의 취향이란 참으로 대단하구나' 싶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요. 그런데 바닷가의 모래알만큼 많은듯 느껴지는 솔리테어보다, 훨씬 더 많이 나왔을지도 모르는 게임이 있습니다. 그것도 한국에요. 바로 맞고입니다.

너무나 친숙해서 오히려 무시당하는 맞고는, 사실 한국의 거의 모든 캐주얼 게임 사이트에 있습니다. 잘 알려진 게임 사이트 뿐 아니라, 가는 사람만 가는듯 보이는데도 왠만하면 존재하죠. 그것도 한 종류만 덜렁 있는게 아니라 보통 3-4개씩 묶여서 보여지는데, 같은 사이트에서 서비스되는 그 각각의 제품들이 옵션 룰도 그래픽도 모두 가지가지입니다. 물론 그 옆에는 포카나 훌라도 같이 서비스되고는 있지만, 오히려 그들은 부록에 불과하죠. 그런 류의 게임은 대개가 대동소이하지만, 맞고는 그 하나하나가 각자 다른 특성을 조금씩이라도 보여주니까 말입니다. 게다가 모바일로도 나오고 있는데, 이젠 심지어 [야근병동 맞고] 같은 물건까지 나오기에 이르렀네요. 아주 많이 달려왔다는 얘기입니다.

먼 옛날에는, 3인용 고스톱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참 많이들 쳐댔지요. 이게 언제부터 2인용 맞고로 탈바꿈하게 되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이후 모든 고스톱 게임은 맞고로 통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게임계에서 맞고가 뜰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1.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룰을 이미 알고 있다.

사실 룰 설명하려면 힘든 게임 여럿 되죠. '보드게임방의 [스타크래프트]'로 불리는 [카탄(Settlers of Catan)]도, 처음 하는 사람에게는 결코 쉽지 않으니까. 물론 고스톱의 룰을 모르는 한국인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일반인들도 잘 알고 있는 것이 고스톱입니다. 사실 고스톱 자체가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카드 게임이죠. 룰을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알고 있으니 그만큼 접근성이 쉬운 게임이고, 그래서 서비스하기 좋았기 때문입니다. 게임따위 전혀 하지 않는 아저씨 아줌마 심지어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맞고 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이거 무시 못합니다.

2. 엄청난 고득점의 가능성.

애초에 맞고 자체가 2명이 치는 게임이기 때문에, 한군데 몰아주는 점수가 큽니다. 그런데 거기다 여러가지 옵션 룰을 덧붙여 엄청난 배수의 곱셈을 해버리니, 잘만 하면 참으로 무지막지한 결과가 나와버리죠. 그 대박의 중독성은, 정말 다른 게임이 비할바가 아닙니다. 당연히 모든 맞고 서비스 업체는 '무슨 옵션룰을 적용할것인가'에 촛점을 맞추었고 말이죠.

3. 스피드가 거의 광속이라, 화끈한 한국인의 특성에 너무나 잘 맞는다

한국인은 성질이 좀 급하죠. 뭐든지 빨리빨리 나오는걸 좋아합니다. 맞고는 2명이 치는 것이기 때문에, 3인용 보다 훨씬 빠른 진행이 가능합니다. 3명이 똑같이 빨리 내는 것 보다, 2명이 빨리 내는게 쉬우니까요. 그래서 제대로 붙으면, 거의 액션 게임의 속도가 나옵니다. 전 세계의 게임계를 통틀어서, 카드 게임으로 액션 게임의 속도가 나올 수 있는 경우는 맞고 밖에 없습니다. 잘해봤자 [스피드(Speed)]나 [셋(Set)]? 근데 그 쪽은 좀 다르죠. 인터넷에서 맞고 쳐보신 분들은, 거의 무아지경에 도달하는 느낌으로 마구 쳐대던 경험 있으실겁니다. 이거 다른데서 겪을 수 없는 대단한 플레이에요.

한국의 맞고는 참으로 대단한 게임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렇기에, 너무 많이 만들어져서 게임 자체만으로 인정받기 힘들고, 또한 너무 친숙하기에 제대로 다뤄지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얼마전에 문을 닫은 N모 게임 웹진의 경우를 보더라도, 모바일을 포함한 각 플랫폼의 게임들을 장르 불문하고 고르게 많이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맞고의 리뷰는 [야근병동 맞고] 딱 하나에 불과했으니 말이죠. 실제적으로는 상당한 메이져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게임이, 본의 아니게 인디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너무 많이들 만들고 서비스해서 오히려 특화되지 못하는 그 모습이 참으로 한국적이기도 하고 말이죠.

앞으로 맞고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너무 많이 만들어져서 사람들이 지겨워할수도 있고, 겉으로 보기에는 다 한가족이니 각자가 지닌 특성도 뭉뚱그려져 무시되며, '도박' 비슷하게 분류되어 배급이 까다로워지기도 하겠죠. 하지만 몇몇 사람들이라도, 맞고라는 물건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기억해줬으면 합니다. (그래도 게임 서비스 엄해지면 사이트는 커녕 스크린샷조차 남아나지 않을 것...까지도 자료 보존 안되는 한국 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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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1/02 13:36 # M/D Reply Permalink

    요즘 즐기고 있는 맞고는 [현영 맞고] 인데....

    1. mrkwang 2006/11/02 13:37 # M/D Permalink

      민> ... 현영도 맞고가;

  2. zwei 2006/11/02 15:18 # M/D Reply Permalink

    "고스톱의 룰을 모르는 한국인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런데 그게 고등학교 때 반에서 저 하나이더군요. 쩝. 뭐 여전히 모르지만 우울하게 생긴 새들을 모으면 좋다는 정도만 압니다요.

    1. mrkwang 2006/11/02 20:18 # M/D Permalink

      zwei> 여기 천연기념물 한 분 추가요.

    2. bluedisk 2006/11/03 14:03 # M/D Permalink

      저도 추가해주세요;;;

    3. mrkwang 2006/11/03 14:18 # M/D Permalink

      bluedisk> ;;;

: 1 : ... 5360 : 5361 : 5362 : 5363 : 5364 : 5365 : 5366 : 5367 : 5368 : ... 5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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