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번 Pig-Min에서는, SF / 환타지 / 장르 전문 월간지 판타스틱의 편집장 박상준 님을 이메일 인터뷰했습니다.

박상준님은 오래전부터 SF 관련 평론 / 칼럼 / 번역 / 기고 등을 하신, 한국의 SF 팬들에게 잘 알려진 분인데요. 오늘 이 인터뷰에서 그 분의 여러 이야기를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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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들에게 크고 아름다운 잡지.



1. SF를 기반으로 한 장르문학 전문지 판타스틱의 편집장 박상준님은, 오래전부터 한국의 SF계에서 번역 - 평론 - 칼럼 - 집필 등으로 맹활약해오셨습니다. 하지만 그 오랜 세월동안 활약해오신 궤적을 잘 알지 못하는 분들도 많을텐데요. 약력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1991년부터 SF 및 교양과학 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했습니다. 기억하기로는 그해 가을 월간 <말>지에 SF영화에 대해 썼던 글이 최초의 기고였습니다. 출판기획은 현대정보문화사에서 나온 <파운데이션>시리즈와 <라마와의 랑데부>가 처음이었죠. <라마와의 랑데부>는 직접 번역도 했고. 그 뒤로 뚜렷하게 ‘이 길을 열심히 가야지’하는 생각도 없이 한 해 두 해 들어오는 일들을 하다 보니 오늘에 이르렀네요. 그 동안 낸 책이 30권쯤 되는데 상당수가 ‘엮은이’로 나온 것입니다. 그중에 베스트셀러는 공저자로 참여한 <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이지요. 학부 전공은 자연과학이었는데 갈수록 내공이 달리는 것을 느껴서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했습니다. 한국 SF문학사에 대한 논문을 준비 중이지만 빨라야 내년 말쯤 끝날 것 같네요.


2. 판타스틱은 '나오면 좋겠지만 차마 누구도 시도하지 못한' 잡지입니다. 어떻게 이런 잡지를 기획하게 되셨는지, 어느 출판사에서 기획하게 된 것인지, 또 준비 기간은 얼마나 되었는지 등에 대해 간단히 알려주세요.

SF잡지를 하고 싶은 생각은 예전부터 있었고, 실제로 준비를 시도했던 적도 몇 번 됩니다. 발행인 역할을 맡은 분들 사정으로 번번이 무산되었지만. 그러다가 작년에 혼자서 계간지처럼 시작해볼까 하던 차에 지금 발행인을 만나 의기투합했죠. 예전에 딴지일보 편집장을 했던 최내현씨입니다. 현재 <판타스틱>을 내는 회사는 (주)페이퍼하우스이며, 이미 <드라마틱>이라는 TV드라마 전문 비평지를 내고 있던 곳입니다. 북스피어라는 단행본 출판사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판타스틱>은 작년 10월부터 준비했는데, 중간에 시행착오를 좀 겪느라 원래 3월호 예정이던 창간호가 5월호로 나오고 말았습니다.

 
3. 판타스틱은 SF에 관련된 단편소설을 싣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국내에서는 DJUNA - 이영도 - 복거일 - 박형서 등, 해외에서는 루이스 캐럴 - 폴 윌슨 - 팀 프렛 등의 쟁쟁한 분들의 작품을 싣고 계십니다. 국내외 작가들을 어떻게 섭외하고 계약하게 되셨는지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국내 작가의 경우 책을 냈던 출판사 등에서 연락처를 얻은 다음 직접 전화나 이메일로 연락하지요. 해외 작가는 인터넷 등에서 연락처를 찾아보고요. 대개는 작가 홈피가 있습니다. 작가가 일부러 요구하지 않는 한 게재료 등의 조건은 이메일 등으로 직접 협상하지만, 유명한 작가일수록 에이전시를 거치게 됩니다.


4. 판타스틱은 '소설'과 더불어 '만화'도 싣고 있는데요. 유시진 - 박도빈(onesound) 등 비교적 잘 알려진 분들의 작품도 있고, WAL이라는 분의 (한국 기준에서는) 상당히 특이한 형태의 만화도 실려 있습니다. 만화는 소설이나 영화와 또 다른 분야인데, 어떻게 싣게 되셨는지, 그 섭외와 방향성 제시는 어떻게 하셨는지 알려주세요.

개인적으로 만화를 원래 좋아합니다. 잡지를 준비하면서 처음부터 만화도 넣기로 생각했었지요. 박흥용이나 권가야 같은 분들의 작품을 싣고 싶었으나 고료를 충분히 드릴 수가 없겠더군요. 국내외 소설만으로도 이미 상당한 컨텐츠 비용이 드니까요. 그래서 혼자 작업하시는 작가분과 신인작가 발굴 위주로 기획하고 있습니다. 내용은 <판타스틱>에서 다루는 장르면 일단 검토 대상이 되지요. 해외 작품도 수록할 수 있을지 알아보는 중입니다.

 
5. 판타스틱에서는 기성 작가 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의 '소설'과 '만화'의 투고도 받고 있습니다. 상당히 많은 양의 원고가 들어오고 있어서 놀라울 지경이라고 들었는데요. 그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세요.

장르소설을 습작하는 분들은 상당히 많지요. 저도 <판타스틱>이전부터 여러 공모전 심사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것이고. <판타스틱>은 초단편 소설부터 단편, 중편, 또는 장편 기획안까지도 다 투고를 받고 있습니다. 물론 만화도요. 다만 답을 드리는 데에는 좀 시간이 걸립니다. 월간이라서 앞으로 몇 달치 원고는 미리 준비를 해 두거든요.

 
6. 판타스틱의 창간호는 전량 품절되어 재인쇄에 들어갔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부분, 상업적인 판매력과 장르 문학 전문지의 파급력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세요.

장르소설 단행본 출판을 보면서 예전부터 느끼던 거지만, 역시 포장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포장이라 하면 단순히 표지디자인이나 홍보뿐만 아니라 번역과 편집까지 포괄하는 것입니다. 예쁘게 잘 만들면 그만큼 호응이 큰 것 같습니다. 내용 자체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으니까요. <판타스틱>같은 장르전문지는 처음에 1년 정도 꾸준히 나와 주기만 하면 확고하게 자리를 잡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독자도 계속 새로 만들어내고, 작가들도 더 열심히 쓰고 하겠죠.

 
7. 한국에서는 추리 - 호러 - 무협 - 환타지 등의 타 장르들이, 소설이건 영화건 어느정도 나오며 맥을 이어왔지만, 아쉽게도 SF는 골수 마니아들의 향유를 벗어나기 힘들어왔습니다. 그에 대한 고견 부탁드립니다.

SF가 다른 장르들에 비해 좀 어렵다는 선입감도 있지만, 역시 결정적인 화제작이나 대표 작가가 없었다는 이유가 크겠죠. 추리에 김성종, 무협에 사마달, 판타지에 이우혁이나 이영도 같은 작가가 창작SF에는 없는 셈이니까요. <판타스틱>에서 SF의 스타 작가를 키워내면 좋겠지만, 워낙 마니아와 일반 독자의 눈높이가 달라서 쉽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8. 좋아하거나 감동받은 게임 꼽아주시고, 그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죄송하지만 제가 게임에는 완전 문외한입니다. 스타크래프트 같은 것도 얘기만 많이 들었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어요. 10년도 더 전에 3차원 테트리스를 가끔 했던 게 전부입니다. 물론 많은 게임들이 SF소설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9. 현재의 한국 게임계에 대한 고견 부탁드립니다.

앞의 질문에 대한 답과 마찬가지 이유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아, 혹시 한국 창작 SF를 가지고 게임으로 만들어 볼 생각들은 없으신지?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괜찮은 창작품들이 있습니다. 물론 게임에 알맞은 이야기란 어떤 것인지 잘 알진 못합니다만.


10. 마지막으로 Pig-Min의 독자분들께 한 말씀 남겨주세요.

문학에서 SF가 그렇듯이 이 웹진도 전체 게임계에서 비주류 마이너들이 모이는 곳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맞나요?) (Pig-Min 주 : 아닙니다. 의외로 메이저스러운 분들도 많이 오십니다.) 새로운 발상과 시각은 항상 이런 비주류적 마인드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뭔가 혁명적인 아이디어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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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극(誅極) 2007/06/13 13:06 # M/D Reply Permalink

    오오... 창간호가 증판(!)이 되었을줄은 몰랐네요.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mrkwang 2007/06/13 18:31 # M/D Permalink

      주극(誅極)> 이 주극님이 그 주극님이시군요(...)

  2. 캡틴쪼꼬 2007/06/14 10:00 # M/D Reply Permalink

    SF 소설 원작 게임이라 생각하니...
    팍 생각 나는게 몇개 있어요.
    I have no mouth and I must scream(국내 출시 스크림)이란게 있었는데 작가분은 기억 안나구...
    프랑스서 만든 Ubik은 아마도 필립 딕 원작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었던가...
    그리고 로저 젤라즈니가 스토리를 썼던(아마도) 크로노마스터... 아마 이게 유작이라고 했던 듯...
    킁... 요즘은 왜 저런 게임이 안나오징...

: 1 : ... 4788 : 4789 : 4790 : 4791 : 4792 : 4793 : 4794 : 4795 : 4796 : ... 5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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