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케이블 TV 서핑하다가 보신 분들도 계시겠네요. [처즐(Chuzzle)]이 광고로 나오는거 말이죠. 저도 아무 생각없이 서핑하다 보고 화들짝 놀라서, 낼름 네이버로 들어가 검색해봤습니다. 왜 하필 네이버냐면, 광고에 '네이버에서 검색하세요.'라고 나왔기 때문이죠.

찾아보니 한게임의 게임팩이라는 서비스였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인 5월 25일부터 공격적으로 광고중이어서, 여기저기 신문 기사도 나고, 네이버에 공식 블로그도 만들었으며, 무려 '정준하'를 기용해 CF에 활용중이기도 합니다. CF의 1탄은 [처즐], 2탄은 [광란의 수족관(Insaniquarium)]. 미묘하게 팝캡(Popcap)이 배급하는 게임들입니다만 넘어가고...

게임팩 홈페이지를 다시 가봅시다. 아래 내려가 보시면 알겠지만, 오베론(Oberon)이 써있죠.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다운로드 판매되는 캐주얼 게임 업체 오베론의 공급을 받는 것이죠. 판매는 물론 월정액 7,000원 서비스도 하기 때문에, 약 1개월전 게임위의 심의 때문에 영업을 중지한 다음(Daum)의 서비스와 같은 포맷입니다. 다음 게임의 중지는 Pig-Min에서도 칼럼으로 다뤘기 때문에 기억하시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아직까지도 다음 게임은 사과 공지만 뜰 뿐 문이 굳게 닫혀있습니다만, 한게임의 게임팩은 정상적으로 영업중입니다.

어차피 제가 다음의 직원도 아니니까, 어떤 회사든 서비스만 해주면 좋은 거지요. 금액도 같으니까 올랐다고 성질낼 일도 없습니다. 피디 박스 -> 다음 게임 -> 그리고 한게임의 게임팩. 좋은게 좋은 겁니다. ... 그게 그렇지가 않네요. 이건 한게임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 게임이 총 80개???

현재 게임팩의 보도자료에는 '재밌고 가벼운 캐주얼 게임이 80개나 있다.'고 적어놓은 듯 싶습니다. 네. 분명히 게임 80개는 적은 숫자가 아니죠. 월 7,000원을 내고 80개나 한다는 것은, 나름대로 메리트가 있는 일입니다. ... 라고 생각하시면 잠깐만. 다음 게임이 닫을때 쓴 제 칼럼을 다시 읽어주십시요. 거기서 보실 수 있듯 해외의 캐주얼 게임 포탈 사이트들은, 빅 피쉬 게임즈(Big Fish Games)는 1일 1개 업데이트 = 1주 7개 업데이트 = 1년 365개 업데이트, 다른 포탈들도 대략 1주 2-3개 업데이트 = 1년 100 - 150여개 업데이트 진행중입니다. 물론 2006년 이후부터 캐주얼 게임의 숫자가 더욱 늘어났기 때문에 이렇게 많이 나오는 것입니다만, 이런 저런 걸 다 감안해도 누적 게임의 숫자가... 겨우 80개? 어떤 사정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심의'를 거쳐야 하는 '게임위'와의 일처리 때문이 저렇게 작은 숫자가 올라가있는게 아닐까 짐작합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업데이트 양이 더 많아지고 늘어나, 미국 현지의 사이트들 갯수를 따라 잡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4월 20일 신문에 나온 기사를 봐주십시요.  "우선 75종의 게임을 시작으로 매달 10종 이상의 게임을 추가할 계획이다."라는 문장이 있지요. 1달은 지났고, 선전이 시작되었으며, 지금은 게임이 80개입니다. 사실은 80개라고 써놓았을 뿐 78개입니다. 최신작 위주도 아니고, 구작 포함 숫자죠. 애매합니다. 많이 애매합니다.


2. 선전은 구작 중심? 신작은 다 어디에?

위에서 말씀드렸듯, [처즐]과 [광란의 수족관]으로 광고가 이미 촬영되어 있습니다. 미묘하게 둘 다 팝캡이 배급한 게임들인데(제작은 다른 곳.), 팝캡 이름 값을 하느라 게임성과 재미 훌륭하죠. 그런데... [처즐]은 2005년 작품, [광란의 수족관]은 2002년 작품, 그리고 지금은 2007년입니다. 2년 내지 5년 전의 게임들이죠.

참고삼아 말씀드리자면, [갓 오브 워(God of War)] 1편이 2005년 작품이고, [네버윈터 나이츠(Neverwinter Nights)] 1편이 2002년 작품입니다. 모두 훌륭한 게임인거 알고 있습니다만, 새로 생기는 게임 서비스의 광고에서 [갓 오브 워]와 [네버윈터 나이츠] 1편을 보게 된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3. 여전히 워드 게임(Word Game)은 없다.

해외에서는 영어 단어를 갖고 노는 워드 게임이, 나름대로 한 장르를 이루며 수많은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그쪽 시장 분명히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고, 작품 수도 꽤 많지요. 하지만 다음 게임 때부터 워드 게임이란 장르는 아예 들어오질 않았는데, 한게임의 게임팩 서비스에서도 여전히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워드 게임쪽에도 수작이 많고, 국내에서 [북웜(Bookworm)] 등의 해외 워드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분명히 있는데도, 워드 게임 자체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의아합니다.


등등의 사정이 있겠죠. 솔직히 좀 애매합니다.

Pig-Min의 성격상 국내 게임업체들과는 특별한 교류가 없기 때문에, '워드 게임은 왜 들어오지 않는가?' 등에 대해서는 오베론에 직접 인터뷰를 따는게 맞을 듯 싶습니다. 국내에서는 오베론이 배급하는 게임들을 여러 업체에서 서비스해왔는데, 그 리스트가 거의 동일하니, 오베론의 입장이 더 크게 작용했겠지요.

예. Pig-Min에서는 오베론에도 인터뷰 문의 보내봤습니다. 그것도 2번이나. 처음에는 홈페이지에 써있는 이메일로 보냈고, '받는 사람 없음'의 이유로 튕겨서 돌아왔습니다. 다음에는 캐주얼 게임계의 모 거물급 인사에게 오베론의 부사장 이메일 주소를 얻어 그리 요청을 보냈고, 인터뷰를 해주겠다는 얘기까진 받아냈지만, 질문을 보낸 후부터는 답장이 없네요. 제가 작성한 기나긴 질문에 대해 답장하고 싶은 의사가 없나 봅니다.

한게임의 게임팩 런칭과 공격적인 마케팅은, 분명히 해외의 캐주얼 게임이 한국에 널리 퍼질 수 있는 좋은 기회겠지요. 하지만 옆에서 보고 있는 저로써는 기분이 애매합니다. 아주 많이 애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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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릿군 2007/05/31 01:16 # M/D Reply Permalink

    캐쥬얼 게임이라는것이...... 한국 시장의 경우 대형 포털 게임사이트에서
    자체 개발한 소수의 게임들이 사실 점령하고 있는 상태니까요.
    그 사이에서 해외의 게임을 수입해 현지화 후 저 융통성 없고 투명성 떨어지는
    심의까지 일일이 받아가며 서비스 한다는건 확실히 타산이 안맞는 일이겠죠.

    유심히 보면 한국은 게임이 대중적이긴 하지만 그 선택의 폭에 있어 무척 자유롭지
    못한것 같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무슨 공산주의 국가체제 아래에 있는것 같달까요?

  2. 캡틴쪼꼬 2007/05/31 16:34 # M/D Reply Permalink

    워드게임은 아마도 영어로 된 것이라 안할거라는 선입견이 대부분인듯.
    뭐 사실 저 개인적으로도 잘 안하긴 하지만요.

: 1 : ... 4831 : 4832 : 4833 : 4834 : 4835 : 4836 : 4837 : 4838 : 4839 : ... 5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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