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디 게임 얘기는 아니지만, 디지털 유통 이후 게임 산업의 방향은 음악계를 어느정도 따라간다 보고, 특히 인디 게임계는 인디 음악계와 유사한 점이 있어서 적어봅니다. *
오늘 우연히 Pig-Min 기술 담당이자
밴드캠프에서 '만화 그림 테크노'를 모으고 있는 나유령(
@reallyiamghost) 님이 다음 기사를 던져줬습니다.
Bandcamp to help musicians launch their own subscription services - 2014/11/11, The Guardian (Stuart Dredge)
밴드캠프에 들어가있는 아티스트들이 팬들에게서 연회비를 걷는 기능을 마련해준다는 내용인데요. 기사 맨 위에 나와있는
캔디 새즈(Candy Says)의 밴드캠프 홈페이지 가보면, 1년 20파운드로 이들이 낸 전체 음악과 연회비 낸 분들에게만 별도 콘텐트를 제공하는 기능을 마련해두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연회비를 걷는 공식 팬클럽' 같은거니까 그렇게 대단한건 아니고, '이런 기능이 있어서 누군가 괜찮은 수입을 올리면 좋다'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기사 아래쪽에 첼로 연주자 조 키팅(Zoe Keating)이라는 분의 사례가 나왔습니다. 아이튠즈와 밴드캠프의 2013년도 판매량 얘기죠. 그래서 해당 기사에 가봤습니다.
Musician Zoe Keating reveals iTunes, Spotify and YouTube payouts for 2013 - 2014/02/24, The Guardian (Stuart Dredge)
조 키팅이 2013년도에 'MP3 및 음반 판매'와 '스트리밍'으로 번 돈을 얘기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구글 드라이브를 통해 공개한 문서에서 볼 수 있습니다. 대략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판매로는 75,341$를 벌었고, 스트리밍으로는 6,380$를 벌었다.
- 판매 중 아이튠즈에서 38,195$를 벌었고, 밴드캠프에서 25,575$를 벌었다.
구글 드라이브에 올려둔 해당 문서 보시면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접하는 예가 많아졌지만 스트리밍은 정말 돈이 안 된다'를 아실 수도 있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거 말고
밴드캠프에서 1년에 2천만원 넘는 매출을 올리는 음악인이 있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습니다.
개인적으로 본 밴드캠프 음악 대부분이 100명도 사지 않았던 거라, 이렇게 많이 판 사람을 보는 것도 놀랍고요. 락 스타나 팝 스타도 아닌 첼로 연주자라, 요즘 세상에는 비교적 덜 주목받을 음악을 하고 있는 셈이라 대단합니다. 게다가 2013년도의 이 매출 기록은 신보도 아니고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발매한 3장의 음반에서 나왔다는 점도 '오래된 것도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신작이다' 같은 느낌이고요.
음악은 꽤 괜찮지만, 요즘 세상 음악 괜찮다고 잘 팔리진 않으니까요.
한 음악인의 2013년도 판매 매출이 75,341$라면, 엄청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음악을 계속 하며 살아갈만은 할겁니다. 아이튠즈나 밴드캠프같은 디지털 유통의 발전이 없었다면 이뤄질 수 없었을 성공인데, 만약 밴드캠프가 없었으면 좀 더 힘들었을 것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음악인들은 제가 밴드캠프에서 본것처럼 100장도 못 팔고 쓸쓸한 연말연시를 보내겠지만, 그래도 '저기까지 올라간 사람이 있다'는 선례가 눈에 보이는 것과 아닌 것에는 차이가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