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 데드(The Walking Dead)]의 엄청난 성공으로 인해, 텔테일 게임즈(Telltale Games)는 아주 유명한 회사가 되었습니다. 이들은 에피소드 방식의 어드벤쳐를 주로 만들어왔는데요. 흥미로운건 이들이 만든 게임 대부분이 다른 작품의 권리를 가져와 만든 판권물이라는 겁니다. 예외로 오리지널 작품을 만든 경우는 이들이 처음으로 만든 [텔테일 텍사스 홀뎀(Telltale Texas Hold'em)]과, 2편까지 내놓은 [퍼즐 에이전츠(Puzzle Agents)] 시리즈밖에 없습니다. [헥터 : 뱃지 오브 카니지(Hector : Badge of Carnage)]는 텔테일이 배급만 맡은거라 또 다른 예외고요.

'포커'는 텔테일의 시작이었고, 텔테일이 주로 하는 일은 '다른 캐릭터와 세계관을 가져다 게임 만들기'입니다. 즉 회사의 데뷔작과 그들이 주로 하는 창작의 방식을 합한게 [포커 나이트(Poker Night)] 시리즈인데요. 1편만 해도 텔테일 게임즈의 작품에 출연했던 캐릭터가 2명이나 등장했고, 헤비는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의 캐릭터이기 때문에, 다른 회사와 연합한다는 느낌이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편에서는 텔테일 게임즈에 출연했던 캐릭터가 1명으로 줄고, 여전히 밸브의 글라도스가 참전했지만 적이 아닌 딜러로써 출연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텔테일 게임즈와 무관한 캐릭터가 3인이나 출연하게 되었는데요.

특히 애쉬 윌리엄즈(Ash Willams)는 [이블 데드 3(Evil Dead 3)]로도 잘 알려진 1992년 영화 [아미 오브 다크니스(Army of Darkness)] 출신이기 때문에, 이 캐릭터의 참전이 많이 의아했죠. 물론 [아미 오크 다크니스]는 만화나 게임으로 어느정도 명목을 이어오긴 헀지만, 최근 영화판 [이블 데드] 리메이크에도 애쉬가 안 나오기 때문에, 굳이 이 캐릭터가 2013년에 참여할 이유가 딱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텔테일에서 애쉬를 바탕으로 한 [이블 데드] 게임을 만들거나 혹은 [워킹 데드(The Walking Dead)]와 콜라보라도 시키려는게 아닌가하는 추측도 있었죠.

그런데 엉뚱하게도, 며칠 전 VGX에서 [테일즈 프럼 보더랜즈(Tales from Borderlands)]를 2014년에 내놓는다는 발표가 나와버립니다. [포커 나이트 2]에 등장한 캐릭터와 세계관을 이용해 뭔가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었지만, 그건 [이블 데드]가 아니라 [보더랜즈]였다는 거죠.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텔테일 게임즈는 [포커 나이트] 시리즈를, 다른 회사들과의 '교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게 아닐까?"

일단 [포커 나이트]를 만듬으로써 해당 프랜차이즈의 쇼케이스 역할을 해볼 수 있겠습니다. 제 아무리 텔테일 게임즈라도, 특정 캐릭터와 세계관을 잘 살릴지는 의문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이제는 텔테일 게임즈에 대한 주목도가 너무 높아져서 어떤 게임을 만들어도 크게 주목받을거고, 만의 하나 실수하면 해당 프랜차이즈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프로토타입이나 샘플로도 아리까리할 수 있고요. 근데 [포커 나이트]는 세계관 이해와 모델링 등을 어떻게 다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면서도, 어디까지나 '외전'격인 작품이니까 프랜차이즈 자체에는 큰 타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진짜 작품을 만들기 전 징검다리 역할로 [포커 나이트]를 만들고, 이에 참여하길 제안해보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허나 '쇼케이스 같은 역할'은 좀 오버해서 생각한걸 수 있습니다. 이미 텔테일은 수많은 판권물 게임을 만들어왔음은 물론 [워킹 데드]가 엄청나게 떴기 때문에, 이들이 만든다면 믿고 맡겨도 될 수준입니다. 더 이상의 보험이나 실험이 필요하지 않은 회사인거죠. 만약 그렇다면, 판권 보유 회사들을 찾아다니기 위한 방법 같은걸로 [포커 나이트]를 만드는건 아닐까요? 아무래도 정식 시리즈를 만들라고 하는 권유보다, [포커 나이트]에 참여해보라는 권유가 더 쉬울거 같습니다. 한 번 손을 잡고 성공하면, 더 큰 후속 딜을 할 수도 있을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포커 나이트 2]의 퀄리티가 '마치 회사의 사활을 걸고 만든 것 처럼' 엄청나게 높았던걸수도 있고요. 2편은 정말 상관없는 분야의 캐릭터들이 한데 모였는데도 꽤 재밌었으니, 나중에 만들어질 후속작 출연을 권유하는건 좀 더 쉽겠죠. 1편이 2010년에 나왔고 2편은 2013년에 나와 오래 걸렸지만, 3편부터는 좀 더 빨리 많이 낼 수도 있겠고요.

위에 적은 내용은 모두 추측이기 때문에, 얼마나 정확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텔테일 게임즈가 판권사들과의 교류를 위해 [포커 나이트]를 만들었다면, 정말 대단한 시도였고 어느정도는 성공했다고 봅니다. 원래 만드는 어드벤쳐 시리즈는 물론, 여러 프랜차이즈들과 크로스오버까지 모두 훌륭하게 해낸다는 증거가 생긴 셈이니까요.


* [포커 나이츠] 시리즈 참전 목록.

- 1편
1) 샘(Sam) : 텔테일의 어드벤쳐 게임 [샘 앤 맥스(Sam & Max)].
2) 스트롱 배드(Strong Bad) : 텔테일의 어드벤쳐 게임 [스트롱 배즈 쿨 게임 포 어트랙티브 피플(Strong Bad's Cool Game for Attractive People)].
3) 헤비(Heavy) :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의 [팀 포트리스 2(Team Fortress 2)].
4) 타이코 브라헤(Tycho Brahe) : 매우 유명한 웹 만화 시리즈 페니 아케이드(Penny Arcade).

- 2편
1) 맥스(Max) : [샘 앤 맥스(Sam & Max)].
2) 브록 샘슨(Brock Samson) : 어덜트 스윔(Adult Swim)의 애니메이션 시리즈 [더 벤쳐 브라더스(The Venture Bros.)].
3) 클랩트랩(Claptrap) : 유명 게임 [보더랜즈(Borderlands)] 시리즈
4) 애쉬 윌리암스(Ash Willams) : 매우 유명한 호러 영화 [이블 데드(Evil Dead)] 시리즈의 주인공. 특히 3편 [아미 오브 다크니스(Army of Darkness)]의 모델링.
5) 글라도스(GLaDOS) : 밸브의 [포탈 2(Portal 2)].


* 텔테일 게임즈 발매 목록.

- 2005
Telltale Texas Hold'em    
Bone: Out from Boneville

- 2006
CSI: 3 Dimensions of Murder    
Bone: The Great Cow Race  
Sam & Max Save the World   

- 2007
CSI: Hard Evidence    
Sam & Max Beyond Time and Space    

- 2008
Strong Bad's Cool Game for Attractive People    

- 2009
Wallace & Gromit's Grand Adventures    
Tales of Monkey Island    
CSI: Deadly Intent    

- 2010
Sam & Max: The Devil's Playhouse    
Hector: Badge of Carnage <개발사는 Straandlooper. 텔테일은 배급만>  
Nelson Tethers: Puzzle Agent  <오리지널>
CSI: Fatal Conspiracy    
Poker Night at the Inventory
Back to the Future: The Game

- 2011
Puzzle Agent 2    
Jurassic Park: The Game    
Law & Order: Legacies    

- 2012
The Walking Dead: Season One    

- 2013
The Walking Dead DLC - 400 Days
Poker Night 2
The Wolf Among Us
The Walking Dead: Season Two
- 2014
Tales from the Borderlands
Game of Thr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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