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도 써놓았듯, 저는 이게 '카드 게임'인줄 알고 구했습니다. '카드 대전'을 하긴 하네요. 아주 가끔. 그 외의 시간은 모조리, '미니 게임'하고 있습니다.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책을 열고 그 안에 있는 '미니 게임'을 일정 이상 클리어해야 하고, '대전'을 위한 '카드'도 그렇게 얻어야 하죠. 결국 이것은, '미니 게임 천국'에 가끔 '카드 게임'도 하는 녀석입니다.
이쯤 되면 '낚였다'는 말을 해도 좋을텐데... 의외로 재밌게 했습니다. 집요할만큼 쏟아넣은 '미니 게임'과 그보다 작은 '마이크로 게임'들의 향연은, 의외로 전체 분위기에 잘 녹아들어 있거든요. 해외 웹진들의 평가가 꽤 괜찮은 편인데, 그게 다 이유가 있는 듯 싶습니다.
너무 가끔 해서 그렇지, '카드 게임' 또한 괜찮은 편입니다. 여타 카드류에 비해 상당히 단순화되었지만, 공방의 묘미도 어느정도 가졌고, 매 판마다 플레이타임도 짧다고 할 수 없을 정도네요. 정말 재미있어서, 이겨봤자 주는 것도 없는데 뒤로 돌아가 다시금 싸워보기도 했습니다.
단점은 여기저기서 나옵니다. 먼저 '미니 게임 천국'이기 때문에, '미니 게임 지옥'이라 느끼게 되면 그대로 끝이라는 것. 꽤 재밌게 즐기다가 엔딩까지 본 저로써도, 짜잘한 미니 게임에서 막혀 스토리 진행이 막혀버릴 때는, 몇 번이나 NDS를 던져버리고 싶었을 정도니까요. 그나마 초반은 쉬운 조건을 깨도 진행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까다로워지니 꽤 심각합니다. 아예 제대로 어려운 액션 게임이라면 또 모를까, 이런 미니 게임에서 농락당하면 데미지가 더블이지요. 그리고 이러한 미니 게임들이 단계별로 있는 것은 결국 파고들기를 하며 달성률 100%를 만들라는 의미인데, 달성률만 보여주는 페이지가 따로 없어서, 각 게임을 일일이 들어가봐야 합니다. 이건 좀 많이 엄한데, 스크린도 2개나 되는 NDS에서 왜 그랬나 모르겠네요. 그리고 '카드 게임'이 꽤 재밌기는 하나, 이기던 지던 별다른 상관이 없고, 이긴다고 해도 보상이 거의 없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적어도 몇 번 싸워서 몇 번 이겼나 정도는 데이터로 만들어줄 수 있었을텐데, 그정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은 좀 그렇군요.
단점을 길게 써놓았지만, 이 작품은 의외로 재밌는 '미니 게임 천국'입니다. 초코보가 귀엽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할 거고요. 녀석을 이용해 이런 저런 미니 게임을 즐기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꽤 즐거웠습니다. 애매한데서 사정없이 막혀 여러번이고 NDS를 던지고 싶었지만, 참고 이겨냈으니 된거고요. 딱히 보상해주지 않는 '카드 게임'도, 상당히 즐거웠으니 그걸로 족합니다. 게임이 이정도면 '추천'을 받아도 마땅합니다. 단 제가 게임을 건네받은지 3일 만에 엔딩을 봤다는 사실과, 실제 플레이 타임은 (온갖거 다 헤매고 난 후) 11시간이었다는 것 미리 알아두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