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순회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핸드메이드 게임(Handmade Game)의 김종화님을 며칠 전 만났습니다. 여러가지 무용담(?)을 듣다가 아주 확 깨는 얘기가 하나 있었는데요. Pig-Min과도 인터뷰를 한바 있는 [클라우드(Cloud)]와 [플로우(flOW)]의 리드 디자이너 제노바 첸(Jenova Chen)씨가, 올해 강연만 4차례 했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올해는 이제 4월이고, [플로우]의 PS3 출시가 2월 말에 있었으니 그 전에는 바빠서 하지 않았다고 친다면, 1개월에 1번 이상 강연을 했다는 얘기가 되겠죠.

물론 [클라우드]와 [플로우]는 옛날부터 상당한 화제작이었고, 특히 [플로우]가 PS3로 나온다는 소식이 퍼진 후 꽤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20대 초반이고 이름을 건 게임이 2개밖에 되지 않는 그가, 저렇게 많은 강연을 다닐만한 상황일까요? 조금 의아했지만 곧 '소니가 푸시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그랬겠죠. 소니가 댓게임컴퍼니(thatgamecompany)의 [플로우]를 출시한 것은, 가뜩이나 부족한 PS3의 콘텐츠를 확충하려는 목적도 있었겠지만, 나름대로의 롤 모델로 내세우려는 생각도 있었을테니 말입니다. 그런 생각이나 의도가 없었더라도, 저렇게 좋은 사례와 인물을 썩힌다면 그것도 바보짓일테고.

그렇다고 이 글에서 '자본에 팔려간 인디 머시기' 같은 소리를 하자는 건 아닙니다. 물건이란 팔아야 먹고사는 것이고, 만든 게임이 마켓에서 잘 팔려야 더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는 거니까, 노예 계약해서 끌려다니지만 않는다면 뭐라 할게 없지요. 어차피 과거에도 비교적 작은 규모 회사 큰데 팔려가는 일 많았고, 완벽한 독립 제작사란 그 자체로 쪼들리기 마련이니, 자기 색을 유지하며 여유로울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거 없을 겁니다. 애초에 그들이 만드는 게임 자체가, 속칭 '자본가들이 탐낼법한 엄청나게 팔릴만한 물건'과는 거리가 멀기도 했고.

제노바 첸은 [클라우드]로 큰 주목을 받았고, [플로우]의 PS3 출시로 더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클라우드] 자체 만으로도 스타가 되었고, [플로우] 이후로는 (아마도) 소니의 푸시를 받아 더 크게 되었죠. 애초부터 그는 스타였는데 큰데서 데려가 더 키웠을 수도 있고, 그렇게까지 유명하지는 않았지만 큰데서 신경써 팍 띄웠을 수도 있습니다. 허나 어느 쪽이건, 무슨 상관이죠?
탄생하건 만들어지건, 인디의 슈퍼스타는 필요합니다. 전체 게임계의 관점으로 보자면 애매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일반 게이머들은 그런게 있는줄도 잘 모를법한 인디 게임계에, 스타가 등장했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까지는 외국의 이야기. 그렇다면 한국은?

좀 더 살아봐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미국에서는 소니가 제노바 첸을 데려다 판을 깔았지만, 한국에서는 그런걸 하는 회사가 없다는 것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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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르비난 2007/04/14 12:18 # M/D Reply Permalink

    아무래도 한국은 무리가 아닐까 싶어요.

    말씀하신 건 '장기적인 대책'인데 한국은 아직 '단기적인 대책' 밖에 본 기억이 없어서 그런 생각이 더 들기도 하고. 한국 게임계(또는 한국 게임 회사)가 그런 걸 생각했다면, 흥행은 둘째 치고, '오호호!'하며 감탄할 만한 게임도 만들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괴혼'처럼.

    덧 : 자금력 있을 법한 회사에서 왜 안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광고에 쏟아 붙는 것보다 돈 못벌더라도 참신한 게임 하나 만드는 게 더 좋을 텐데요. '기업 논리' 때문에 힘들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만.

    1. mrkwang 2007/04/14 13:27 # M/D Permalink

      제르비난> 사실 한국은 게임계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기업문화의 문제입니다.

      사실은 그보다도, '빨리 싸게 무조건 뽑아내려는' 한국의 속성 때문이지요.

  2. 릿군 2007/04/14 14:21 # M/D Reply Permalink

    한국이야 개발자를 노동계층[...]으로 알고있는 상황으로 보이는걸요 -_-;
    인기 게임이란 타이틀을 달고도 일러스트레일러가 몇번씩이나 교채되고
    팀장 물갈이를 밥먹듯이 하는걸 보면 대충 어떤 상황인지 안봐도 비디오 입니다.

    체계적인 구조 하에서 게임을 제작하고 흥보하는 기반이 닦이지 않는이상
    해외처럼 특정 인물을 밀어주고 모범 케이스를 만든후 기업이 이익을 취하는
    형상은 불가능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지금이야, 못쓰면 바꾼다는 느낌이죠]

    추신 : 포럼란에서 로그인을 하면 되는건지요? 매번 코멘트 작성할때마다 로그인이 어디있는지 찾는군요 -_-;

    1. mrkwang 2007/04/14 20:54 # M/D Permalink

      릿군> 한국에서는 게임회사만 개발자를 그렇게 여기는 것이 아니고, 다른 직종도 일반 사원을 비슷하게 여기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노동계층은 맞는 얘기겠죠. 노동은 노동 맞으니까. 차라리 '언제든지 부담없이 교체 가능한 부속품. 수리도 보완도 하지 않는다.'가 더 맞을지도.

      포럼 로그인은, 이 메인 웹진에 코멘트다는 것과 상관이 없습니다.

  3. imwill 2007/04/16 09:25 # M/D Reply Permalink

    어쩌면 단지 우리나라 회사들이 역사가 짧아 상술(?)이 부족한 순진한 건지도 모르죠.

    1. mrkwang 2007/04/16 12:03 # M/D Permalink

      imwill> 그건 아니라고 보고...

: 1 : ... 4929 : 4930 : 4931 : 4932 : 4933 : 4934 : 4935 : 4936 : 4937 : ... 5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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