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우리 사이에 인터뷰를 딴다는 건 좀 애매한데.....

이 인터뷰는 제가 딴게 아니라, 언위너블(Unwinnable)이라는 해외 사이트의 조단 마모(Jordan Mammo)라는 님의 질문을 받아 수행된 것입니다. 영어는 그쪽 가지시면 되고 대신 한국어 버젼을 Pig-Min에서 올리게 해달라는 요청을 드렸고, 허락을 받아 올려봅니다. 영어 버젼이 올라가는데는 며칠 더 걸릴 듯 싶군요.

We Can’t Have Dreams - 2012/05/07, Unwinnable (Jordan Mammo)

"Originally published in English at Unwinnable. Questions by Jordan Mammo."

 http://www.unwinnable.com/


1. 자신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어요? 터틀 크림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요?

 안녕하세요. Sun Park 이라고 합니다. 저는 서강대학교 게임 교육원 (Sogang Univ. Game Education Center)를 졸업하고, 터틀 크림의 리더로서 프로듀서와 게임 디자인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린 아주 작은 팀이라, 제가 마케팅, 홍보, 오피셜 블로그 운영까지 개발과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업무들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저희 내부에서 이야기하는 대로 표현하면 저는 생각을 담당하고 있고요. 우리 프로그래머가 구현, 아티스트가 표현을 맡고 있죠.


2. 터틀 크림은 얼마나 큰가요?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터틀크림은 게임 디자인, 프로그래머, 아티스트의 3인 팀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효과음 같은 사운드는 주로 제가 직접 만들고 프리 라이센트 사운드를 편집해서 사용하고, 배경음악은 외주자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사실 음악 외주자는 제 여자친구 입니다.)


3. 슈가 큐브를 만들게 된 영감은 어디서 얻으셨나요?

사실 슈가큐브를 만들기 전, 다른 아이디어의 플래포머 아이디어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프로토타입이 완성되어 갈 수록 별로 우리 맘에 들지 않았어요. 당시 각 레벨이 끝나고 다음 레벨로 넘어갈 때 배경 타일들이 플립되면서 전환되는 이펙트가 들어가면 멋지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순간 슈가 큐브의 코어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그 즉시 만들고 있던 프로토타입을 폐기하고 바로 개발에 들어갔습니다.


4. 슈가 큐브는 첫 상업 작품입니다. 판매용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힘들었고 도전적이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알다시피 슈가큐브 : 비터스위트 팩토리 (이게 정확한 명칭이에요. 슈가 큐브는 커머셜 버전 이전의 프리 버전의 이름입니다.) 는 저희가 만든 첫 상용 게임입니다. 기존에 작업한 프리웨어 게임들의 경우 인스톨 패키지 없이 게임 폴더 전체를 그냥 압축해서 릴리즈 한다거나, 내부 리소스들을 다 볼 수 있는 등 릴리즈와 관련해서는 별로 신경썼던 것들이 없었는데 막상 상용 게임을 릴리즈하려고 보니 개발 막판에 자잘한 작업들이 많아서 고생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그냥 우리 맘대로 만들어서 릴리즈 할 때와는 달리 유저들이 살 만한 가치를 가진 게임을 만든다는 그 자체였던 것 같아요. :D


5.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부서져 과자가 되고 싶지 않은 각설탕'의 역할을 합니다. 이 줄거리에 관련된 개인적인 생각 등이 있으신지요?

게임 스토리의 아이디어는 집에서 밥을 먹다가 떠올랐습니다. 한국에는 고구마로 만든 맛탕 이라는 음식이 있습니다. 고구마를 튀긴 후 시럽과 깨를 뿌려 먹는 일종의 디저트인데, 집에서 맛탕을 먹고 싱크대에 그릇을 놓다가 미처 내 입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장식물로만 사용된 채 하수구로 사라지는 깨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자의 일부가 아닌 설탕 그 자체이고 싶어하는 슈가 큐브의 스토리는 이때 시작되었습니다.

게임 속 슈가 큐브는 계속해서 반문합니다. 내가 왜 꼭 무언가가 되어야 하나? 그냥 각설탕으로 살면 안되나? 라고요. 어떻게 보면 AAA 개발사들에 취업하지 않고 풀타임 인디 개발사를 하고 있는 우리팀의 자전적인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6. 최근 한국에 한국어로 발매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셨습니다. 한국 정부의 정책 때문에요. 그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한국의 부모들이 교육열이 높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오바마도 알고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일반적으로 한국의 어른들은 아이들의 공부를 방해하는 것들을 좋아하지 않아요.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부해야 시간에 게임하는 것을 좋아하는 부모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정부의 정책은 어른들이 만듭니다. 이들역시 대부분 부모들이죠. 현재 한국에서는 밤 10시 이후 청소년들이 온라인 게임을 접속할 수 없도록 셧다운 정책을 실시 중이고, 아마추어가 만든 프리웨어 게임도 유료로 사전 심의를 받도록 하고 잇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그들이 일종의 사회 악이라고 생각하는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들에게 세금을 강제 징수하는 법을 만들고 있습니다.


 7. 정부의 그 정책들이 너무 많이 갔다고  왜 생각하시나요?

저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습니다. 북한이 아니고요.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가 제도적으로특정 시간 이후 게임을 금지한다는 것은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저는 이 문제의 핵심이 시각에 있다고 봅니다. 한국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최근 벌어지는 많은 범죄들을 게임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게임이라는 컨텐츠 자체가 사회에 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걸 막으려고 하는 거죠. 담배나 술 처럼요. 심지어 어떤 국회의원은 게임을 마약에 빗대기도 했습니다. 이 인터뷰를 보고 있는 당신께 물어볼게요. 정말 게임이 사회악이라고 생각하나요?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정말 나쁜 겁니까? 사람이 하는 행위가 언제나 생산적이어야 하나요?


8. 어떤 이들은 정부가 아이들을 게임 중독에서 보호한다고 합니다. 그에 대한 의견 있으신지요?

저 역시 다른 일에 소홀한 채 마냥 게임만 즐기는 사람들을 옹호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개선하는 것이 옳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제도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과연 좋은 해결책일까요? 게임이 가진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방법이 꼭 금지령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과 같은 방패와 같은 정책 보다는 문제가 생길 요지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보다 정교한 필터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9. 슈가 큐브를 한국에서 발매하지 않는 것에 대한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걱정하시나요?

한국의 게임 씬은 PC 온라인 게임 위주로 되어 있습니다. 간간히 유저 커뮤니티에서 인디 게임들이 언급되지만, 인디 게임 시장은 전무한 상태에요. 우리가 한국어로 게임을 릴리즈한다고 해도, 실제 돈을 지불하고 우리 게임을 플레이 해줄 유저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돈을 내고 심의를 받아야 합법적으로 게임을 유통할 수 있는데, 심의를 받기위해 우리가 지불하는 비용만큼 매출이 생길지에 대한 확신조차 없습니다. 한국에서게임을 만드는 입장에서 굉장히 아쉬운 일이지만, 다행히 경제적으로 큰 타격이 되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해외의 게이머들이 우리 게임을 보다 더 많이 플레이 해줬으면 합니다. 우리는 한국인이기 이전에 지구인 이잖아요.


10. 한국에서 인디 게임 스튜디오를 시작하는 것은 어렵나요?

크게 두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첫째로 인디 게임을 팔 수 있는 시장이 없고, 두번째로는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친구가 없죠. 많이 알려져있다시피 한국의 게임 시장은 PC 온라인 게임 위주로 되어 있습니다. 간간히 유저 커뮤니티에서 인디게임에 대한 언급이 있긴 하지만, 실제 인디 게임을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은 전무합니다. 게임을 만들어도 팔 수 있는 공간이 없어요. 이렇게 시장이 없다보니 개발자 역시 매우 드뭅니다. 스마트폰 게임들이 성장하면서 소규모 개발팀이 많아지긴 했지만, 인디 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팀이 많지 않고요. 여러가지 의미에서 갈라파고스 안에 있는 셈입니다.


11.많은 한국인들이 열심히 공부해 한국의 재벌<아예 한글로 재벌이라고 써왔음.>을 위해 일하라는 압력을 받는데요. 이런 압력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떤 것이 당신이 인디가 되게 만들었나요?

바로 그겁니다. 그런 성향이 지배적이다보니 한국 사회가 게임을 싫어하는 거죠. 그저 공부 열심히 하고, 좋은 직장에 취직하길 원하기 때문에 공부를 방해하는 것에 질색합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의 꿈이 정말로 대기업 직원 이었을까요? 아마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겁니다.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겉모습만 조금 다른 과자들을 마구 찍어내는 거대한 공장 같아요. 너무 숨이 막힙니다. 하지만 저희는 과자가 되고 싶지 않아요. 과자보다는 조금 맛이 없더라도 각설탕인 채로 숨 쉬고, 돌아다닐 겁니다. 비록 지금은 하찮게 보일 지 모르겠지만, 우리 팀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게임에 대한 시각이 조금이라도 바뀌었으면 좋겠고, 을 쫓으면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12. 인디로 일하는 상황에서 가장 힘든 상황과 가장 보람있는 상황은 무엇인가요?

. 돈과 관련된 문제가 아무래도 가장 힘듭니다. 하지만 돈 빼고는 모든 것이 완벽해요. 비록 지금은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 마음대로 게임을 만들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무엇보다 즐겁습니다. 아무도 우리를 컨트롤 하지 않아요.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 우리가 원하는 게임을, 우리가 원하는 시간 만큼 일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완전한 자유안에서 자신을 컨트롤해야 할 정도에요. 이런 점 때문에 팀원 모두가 우리 게임의 모든 부분을 자기 것 이라고 느끼고 있고. 이것이 인디게임 개발의 가장 큰 장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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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nterview : 터틀크림 박선용

    Tracked from 인디게임 스튜디오 : Turtle Cream 2012/04/24 00:29 Delete

    얼마전에 Unwinnable 이라는 웹진의 에디터께서 터틀크림의 감자와 Pig-min Agency의 광님께 인터뷰 요청을 하셨습니다. 물론 메일로, 영어로 인터뷰 했고요. 저는 광님봇의 번역 서비스를 이용하여... 인터뷰를 잘 마쳤습니다. 조만간 영어로 기사가 올라올건데, Pig-min 측에서 그쪽의 허락을 받고 한글 인터뷰 버전을 공개했습니다.[터틀크림 박선용 인터뷰 보러가기]인터뷰 답변쓰는 내내 씁쓸하긴 했어요. 그냥 좀 먹먹합니다. 뭔가 외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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