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게임은 어떻게 팔아야 하는가?

Pig-Min에 오시는 분 중에서는 인디 게임을 만드시는 분도 있을 것이고, 개중에는 자신의 작품을 상업적으로 판매하고 싶은 야망의 소유자도 계실 겁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에 대한 얘기를 간단하게 적어볼까 해요.

들어가기전에 먼저 한 말씀. 한국 내에서는 인디 게임의 상업적 판매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이른바 메이저 급의 문화들도 저작권이니 판권이니 무시당하며 마구 복제당하고 있는데, 인디라고 특별히 봐줄거 같지는 않으니까요. 물론 코믹 등지에서는 일본 동인 게임에 영향받은 작품들이 판매되기도 한다고 들었지만, 그쪽은 Pig-Min의 기본 방향과 좀 다르니 다루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 다루는 얘기는, 서양 및 미국의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인디 게임의 상황을 중심으로 다뤄보려고 해요.

인디 게임의 판매 방식은 크게 2가지 방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자체 판매.


'내가 만든 게임 내가 판다.'는 겁니다. [다크 폴(Dark Fall)] 제작자 조나단 보악스(Jonathan Boakes)씨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 방식에는 여러가지 장점이 있어요. 그 중 일부분을 인용해보겠습니다.
어떤 장점들이 있냐면, 얼마나 많이 팔았는지, 제작비가 어느 정도 나오는지, 누가 그걸 어디서 정보 얻어 사는지 알 수 있고, 꾸며진 겉모습이 아닌 게임의 내용을 설명해주는 아트워크를 직접 만들 수 있지요. 상업적인 배급사와 거래하면 위에서 설명한 점들을 시행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배급사들은 로얄티 같은 돈을 기꺼이 주려고 하지 않죠. 자체 배급하면, 노력한 만큼 벌 수 있습니다.
자체 판매에도 2종류가 있어요. '패키지 판매'와 '다운로드 판매'입니다.

'패키지 판매'라고 하면 멋있어 보이지만, '집에서 구운 CD-R을 프린터로 뽑은 표지 넣어 DVD 케이스에 넣어 파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디 어드벤쳐 쪽은 대개가 그렇고, 프레스 찍는 경우도 있긴 한데 배급사라도 타지 않는 이상 많지 않더군요. 하지만 한국은 CD 프레스가 그리 비싸지 않으니까, 500장 정도 예상하면 해볼만 하겠군요. 물론 그게 다 팔린다는 보장은 아무데도 없습니다. 옛날 PC 게임 패키지 같이 커다란 박스는 잊으세요. 5 - 6,000원 정도에 해외 배송 가능한 걸, 20,000원 이상 드는 수가 있으니까요.

아무래도 '다운로드 판매'가 많은 편인데, 사실 대부분의 인디 게임들은 이렇게 판매됩니다. 그런 '디지털 다운로드 판매'를 지원하는 툴이나 서비스도 여기저기 있는데 뭐가 좋을지는 직접 찾아보시고요. 실제로 어느정도 팔리고 있냐...는 아무래도 대외비일테니 알 수 없겠지만, 최근 공개된 크로닉 로직(Chronic Logic)의 [
트립티크(Triptych)] 판매 실적을 보자면.

자체 판매 Total sales from chroniclogic.com after fees: $13000 USD
다른곳 판매 Other sales total: $12000 USD
전체 판매 Approximate total income: $25000 USD

이렇습니다.

5년간 판매된 실적이니 소액이라고 여기실 수 있겠지만, 제작 기간 3주일 인원 3명 비용 200$으로 만든 게임인데다가, 이 회사의 주요품목이거나 꽤 유명한 게임도 아닌 단지 초기작에 불과할 뿐이니, 이정도면 좋은 성과라고 봅니다. 사실 저 실적 발표한거 자체가 '우리 이런 소품 갖고 이렇게 많이 벌었다'는 자랑 같기도 하고 말이죠.

이렇게 '자체 판매'는 나름대로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넓게 깔아둬서 고객과 마주칠 표면적을 넓혀야 한다'는 면으로 보자면 별로 좋지 않고, 또한 '스스로 알아서 홍보를 아주 열심히 잘 해야한다'는 점도 갖고 있지요. '홍보'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른 글로 쓰던지 하겠습니다.


2. 배급사를 통한 판매.

이쪽도 '패키지 판매'와 '다운로드 판매'로 나눌 수 있습니다.

사실 인디 게임을 '패키지'로 배급하는 곳이 그리 많다고는 보기 힘들군요.
어드벤쳐 게임 쪽은 어드벤쳐 컴퍼니(Adventure Company)갓 게임 엔터테인먼트(Got Game Entertainment) 등이 그럭저럭 활약중입니다만, 다른 장르는 제가 잘 몰라서... 특정 장르의 인디 배급사가 몇몇 군데 있긴 합니다만, 어느정도 깔아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니... 배급사의 정말 중요한 역할은 오히려 '팔아준다'보다 '물건을 널리 깔아준다'이니까요. 하지만 잘 찾아보시면 여기저기 나올 겁니다.

중요한 건 '다운로드 판매'인데... '인디 게임을 다운로드로 팔면서 배급사까지 끼어야 하나? 그냥 자체 판매하면 안되나?' 이렇게 생각하실 분들이 많을텐데, 일단 자체 판매는 하더라도 배급사쪽으로도 거래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좋다고 봅니다. 우선 '작은 사이트를 신뢰하지 못해 구입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비교적 큰 배급사에서의 구매는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고, '작은 사이트에는 오지 않는 사람도 큰 사이트에는 가기 때문'이지요.

'다운로드 판매' 배급사도 크게 2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캐주얼 게임 배급사'와 '인디 게임 배급사'죠.

이 중 대박이 '캐주얼 게임 배급사', 즉 빅피쉬 게임즈(Big Fish Games) - 오베론 미디어(Oberon Media) 등을 말합니다. 이쪽은 자체 사이트의 방문자수도 많지만, 그것보다 여기저기 크고 작은 사이트 들에 배급 하청을 주거나, 혹은 거대 포탈 사이트 등에 입점하는 경우까지 종종 있지요. 게임을 여기저기 퍼트려준다는 얘깁니다. 위에서 말한 '고객에게 닿는 표면적이 넓을수록 잘 팔린다'는 얘기에 딱 적합하죠. 그렇다면 몇 %를 먹고 배급해줄까? 다른 배급사는 잘 모르겠지만, 리플렉시브(Reflexive)는 게임 제작자에게 40%를 줍니다. 뭔가 도둑놈같은 생각에 욕이 튀어나오기 직전이지만, 잠시 진정하세요. 리플렉시브는 배급 하청 사이트들에게도 40%의 수익을 제공합니다. 일종의 소매상에게 40%를 준다고 하니, 원작자에게 40% 밖에 주지 못해도 할 말이 없군요. 특히 2006년부터는 캐주얼 배급망을 타고 그다지 캐주얼스럽지 않은 게임들, [쿠도스(Kudos)] - [애비욘드(Aveyond)] 등도 배급되기 시작했으니, 앞으로는 더 많은 종류의 인디게임들이 이쪽 루트를 통할 수 있겠습니다.

'인디 게임 배급사'는... 사실 '배급사'라기 보다 '인터넷 상점'으로 부르는 쪽이 더 좋겠군요. 대표적으로는 마니페스토 게임즈(Manifesto Games), 그 외에도 좀 더 있을겁니다. 이런 샵은 다른데 입점을 하거나 배급 하청을 주지는 않기 때문에 '캐주얼 게임 배급사'에 비해 전파력은 약한 편입니다만, 대신 인디 게임에 충성스러운 고객들이 방문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죠.


'인디 게임의 판매'에 대한 글은 일단 여기까지입니다. 기본적인 판매 형태와 그 예를 들어보았는데요. 밖에서 본 관찰자적 입장이기 때문에 실제 업무의 움직임과는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기본적인 자료 조사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외의 얘기들은 차후 심도있게 다뤄보던지 하지요.

그리고 혹시라도 이에 따른 제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제가 할 수 있는 것까지는 도와드리겠습니다. 물론 성과급은 있어야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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