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소개된) 우타노 쇼고의 작품들의 공통점은 '쩌는 반전'입니다. 원래 추리소설이란 장르가 '반전'이 기본이긴 합니다만, 우타노 쇼고의 반전은 그보다 좀 더 심하게 나갑니다. 너무 굉장해서 감탄한다던가, 뭐 이딴 반전이 있냐고 화를 낸다던가, 굉장히 극단적인 반응이 나올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래서 불쾌한 감정을 가지면서도 한국에 출간된 그의 작품들을 거의 다 봤고 말이죠...

2005년에 출간된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외에는, 모두 2010년 이후에 한국에 발매되었습니다.


1.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한국에서 처음 발매된 그의 책으로써 '감성적인 일상 탐정물'의 외피를 갖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나루세는 이런 저런 알바를 전전하는 프리터로써, 우연히 지하철에서 투신자살하려던 매력적인 여성 사쿠라를 구해준 후, 고등학생(!)인 후배의 부탁을 받아 뺑소니 사건을 아마추어 탐정처럼 수사하다 심각한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감성물입니다만, 마지막 반전은 참으로 쩝니다. 그 반전이 어느정도냐면, 책의 앞 부분에서 제대로 전개한게 맞는지 확인하려고 다시 일독했을 정도니까요. (같은 책인데 완전히 달라보이면서 말도 되는 특이한 경험!) 반전이 너무 쩔어서 황당하다 화낼 분들도 계시곘지만, 한국에 출간된 우타노 쇼고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는 그 충격과 공포가 덜합니다. ([벚꽃...] 읽고 좋아해서 나중거 봤다가 화났다는 40자 평도 있을 정도!)


2. 시체를 사는 남자


아직 읽지 못했으므로 패스합니다. 에도가와 란포가 주인공으로 나온다고.


3.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3편이 실린 중편집이고, 각 소설들의 스타일이 너무 달라 묶어 얘기하기도 미묘하긴 합니다. '쩌는 반전'으로 생각하자면 한국에 발매된 그의 타 작품들보다 좀 약하지만, 기본적인 재미는 있습니다. 책의 제목이 되기도 한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는, 제목만으로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고요.


4. 여왕님과 나


사람에 따라서, 제일 거부감이 들거나 화나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40대 중반의 히키코모리 로리콤 오타쿠 남성이 우연히 알게 된 초등학생 여자 아이를 여왕님처럼 모시는데, 그녀 주변에서 예전 친구들이 하나 둘씩 죽어가며 불안해하자 직접 사건을 해결해보겠다고 나선다. 중반까지 줄거리만 요약해도 (여러가지 의미에서) 소름이 끼칠 정도인데, 중반 이후 '그 남자만 가능한 방식'으로 전개될때는 감탄하거나 어이 없어 화가 날테고, 특히 '그 남자만 가능한 방식'의 막판 반전은 굉장한 쇼크로 다가오거나 진짜 크게 화가 날 겁니다.  '화나지만 인정은 하겠다'라는 감정이 솟구쳐오를법한 책입니다.


5. 밀실살인게임 - 왕수비차잡기
    밀실살인게임 2.0




감히 우타노 쇼고의 대표작이라 말할 수 있고, 충격과 공포의 설정은 물론 반전 뒤집기도 가장 커서, '내가 이렇게 사악한 책을 재밌다고 읽어도 되는건가?' 라는 죄책감이 들 정도입니다. 6명의 가면을 쓴 익명의 인물들이 비정기적으로 화상 채팅방에 모여 추리 퀴즈를 하는데, 그 추리 퀴즈의 소재는 '구상한 트릭을 실제로 사용한' 본인들의 살인입니다. 원한도 쾌락도 추구하지 않고 서로 협조도 연대도 하지 않는, 기발한 트릭을 구상해 그걸 실천하고 푸는 퀴즈 놀이만을 위한 별도의 연쇄 살인들. 널리 알려져 유명해지는 목적도 없이 익명의 6인 안에서만 벌어지는 놀이를 위한 살인 퀴즈로써, 일반적으로 묘사되는 쾌락범과도 다름은 물론 그보다 더 악랄합니다. 각 범죄들이 모인 단편집 형태에 중간 중간 브릿지가 들어있는데, 완성도만 놓고 보자면 이만큼 훌륭한 작품도 별로 없습니다. '쩌는 반전'도 상상을 초월하게 스멀스멀 다가오다 쾅 쳐버리고, 특히 1권의 책을 닫는 마지막 문장은 굉장무쌍. 2권의 제목에 2.0이 붙어 있는 이유는, 2권이 속편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 연결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web 2.0) 정말로, '내가 이렇게 사악한 책을 재밌다고 읽어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은 좀 드실 겁니다.


6. 해피엔드에 안녕을



무려 11편이나 들어있는 단편집으로써, 3개를 묶은 중편집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보다는 좀 더 스피디하게 치고 나가는 맛이 강합니다. 우타노 쇼고 특유의 '쩌는 반전'은 이 책에세도 유효하고, 몇 편은 굉장히 기발합니다만, 1999 - 2007 사이의 단편을 모은 것이므로 편차는 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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