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도가 심한 악플과 뻘플은 리플이나 알림 없이 지우고 블록합니다. *


이 영화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 영화적 짜임새는 의외로 괜찮다.
- '영구 없다'.

아주 기묘한 경우인데요. '영구가 나오는 영화인데 영구가 없습니다'. 최소한 우리가 알던 그 영구는 여기에 없습니다.


1. 심형래 사장님의 과거 코미디들이 파편화되어 흩어져있다. 그러나 영구는?
: 영구 없다.

TV에서 시작된 코미디를 바탕으로 남기남 감독님 영향 받아 만들어진 뭇 심형래 영화들은, 배우 심형래가 연기하는 바보 캐릭터(영구 - 형래 - 칙칙이 등)가 메인으로 등장해 웃기는, 그 나름의 짜임새와 미학을 갖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시각에서는 말이 안 되지만 나름의 재미를 선사해줬죠.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남기남 스피릿 / 심형래 테이스트라 부를 수 있겠습니다.

[라스트 갓파더]에는 영구(심형래) 테이스트가 제대로 녹아있지 못합니다. 심형래 사장님의 과거 코미디들(변방의 북소리 - 내일은 챔피언 - 펭귄 등)의 파편이 여기저기 흩어져있긴 합니다만, 정작 영구 스타일의 개그는 적은 편입니다. 게다가 아래 적을 이유들 때문에, 심형래 테이스트조차 발붙일 구석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영구 코미디의 특성이 뭐냐고 물으면 답하기 힘들지만, 영화로 따지자면 [영구와 땡칠이] 스타일이라 할 수 있겠군요.

[라스트 갓파더]는 절대 [영구와 땡칠이] 스타일이 아닙니다. 영화에서 영구는 외계인 / 괴물 등과 싸우는게 정석이고, 그 안에서 영구는 '바보 동네 형' 정도로 등장하며, 전체적인 얼개는 느슨하더라도 언제나 영구가 원탑 메인으로 웃기죠. [라스트 갓파더]에서는 마피아가 주소재이자 적이고, 영구는 설정상 30대에 음주(!)까지 하며, 오히려 영구가 아닌 다른 출연진들의 활약이 많습니다.

애시당초 '마피아'를 소재로 삼은것 부터가 패착이라 생각됩니다. 모든 영구 영화는 아동을 기반으로 한 액션 코미디 물이었고, 바보 흉내 낼까봐 꺼리는 부모는 있었더라도 / 야하거나 총싸움 때문에 꺼리는 부모는 없었을 겁니다. 아쉽게도 [라스트 갓파더]에는, (설정상) 살해당해 공구리쳐진 조직원도 나오고, 총질에 사상자도 나오며, 음주후 술에 꼴아버린 영구도 등장합니다. 게다가 섹드립까지! 우리가 알던 영구 영화에는 이런거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영구는, 우리가 아는 그 영구가 아닙니다.


2. '각본 심형래'의 문제점은, 좀 다른데 있다.
: 잘 짜여진 얼개와 양립하지 못한 심형래 테이스트.

[라스트 갓파더]의 영화적 짜임새는 의외로 괜찮아, 일반적인 영화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역설적인 얘기지만, 그래서 심형래 테이스트가 살아남을 수 없었습니다.

(이 부분은 짐작이지만 맞을거라고 봅니다.) [라스트 갓파더]의 원래 각본은 심형래 사장님이 직접 썼고, 그걸 들고 촬영하려고 했을 겁니다. 하지만 머나먼 타향에서 영화를 찍으며 현지 스탭 + 프로덕션을 고용하게 되었을 때1, 절대 그 각본으로 촬영할 수 없었을 겁니다. 기본적으로 '영어'도 아니었을 수 있고, 번역은 헀더라도 현지에서 사용하는 스크립트와 형식에 차이가 있었겠죠. 그래서 현지 프로덕션 + 작가에 의한 재작업을 거쳤을텐데, 그 와중에 영화적 짜임새는 올라갔지만 / 심형래(영구) 테이스트는 거세되었을 겁니다. 일단 현지의 영화 프로덕션 + 작가는 영구를 알지도 못하고요. 알더라도 수없이 봐온 우리보다는 이해도가 훨씬 낮을 겁니다.

차라리 영화 + 영구를 모두 아는 한국 사람이 기본 각본을 썼다면? 그나마 심형래(영구) 테이스트를 살리면서 영화적이기도 한 각본이 나왔다면, 재작업에서 살아남은 부분도 많았을거라 봅니다. 굳이 주성치의 [소림축구] + [쿵푸허슬]과 비교하자면, 주성치는 쌈마이 개그를 메이저스러운 틀 안에 넣는데 성공했는데, [라스트 갓파더]는 틀에 잡아먹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아이러니하게도 심형래 사장님은 현장을 휘어잡지 못했을 것이다.
: 독재하지 못한 독재자?

심형래 사장님은 정도가 심한 '마이 웨이' 스타일입니다. 이게 꼭 나쁜건 아니라서, [용가리] - [디 워] - [라스트 갓파더]까지 끌어온 원동력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본인의 영화에는 자신만의 테이스트가 아주 진하게 배어있었죠.2 '마이 웨이' 스타일은 휘어잡고 끌어간다는 장점과 더불어 단점도 많은데, 대충 아실테니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위에서도 말한바 있는데, 배우는 물론 스탭도 한국인 이름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현지인들과 일했습니다. 한국에서 찍는다면야 말도 통하고 스타일도 대충 아니까 휘어잡을 수 있을텐데, 낯선 미국에선? 몇 컷 정도 촬영하고 후반작업은 한국에서 하는 방식도 아니고, 수많은 촬영 / 연기 / 아트 / 음악 등을 거의 모두 현지에서 해야 되는 상황에서는? 큰 그림만 잡아 전달하고, 세부 요소는 현지 프로덕션 + 스탭들이 알아서 하는 방식이었을 겁니다.

이런 방식이 잘못하면 무너지고 엉망되기 딱 좋았는데... 놀랍게도 영화적 짜임새 자체는 매우 잘 나왔습니다. 3 배우들의 연기 + 아트 + 음악 모두 괜찮은 수준. 문제는 감독이  휘어잡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졌고, 원래 본인의 스타일과는 이별했을거라는 점.  '다 잘하는데 영구만 따로 논다' 같은 블로거들의 감상이 여기서 나왔을 겁니다.

다른 배우들의 연기 퀄리티가 높고 할애된 시간도 많아, 상대적으로 영구의 역할이 줄었다는 점도 있을거고요. 모든 영구 영화에서 가장 비싼 배우는 영구고, 가장 연기 잘 하는 배우도 영구고, 원탑으로 포커스가 주어지는 것도 영구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영화의 짜임새가 높아짐에 따라 배우들의 질도 높아지니, 그만큼 영구가 차지할 영역도 줄어든... 기묘한 경험이었습니다.


P.S. : 영구를 접했을리 없는 초등학생들의 반응은 '자지러지는' 수준이었음. 끝나고 화장실에서 즐겁게 뒷얘기를 나누기도 했죠. 반면 제 앞자리 일반인 2명은 중간에 나가버렸... 오히려 '예전의 영구를 모르는 사람에게 재밌는 코미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카라로 따지면 니콜만 좋아한다던가. 그렇다고 미국인들도 좋아할지는 매우 의문.

P.S. 2 : '공적자금 140억' 운운은... 수출보험공사의 문화수출보험 상품으로써, 돈을 직접 대주는게 아니라 / 제1금융권(은행)에서 돈 빌려주도록 보증해주겠다 정도입니다. 게다가 서울경제 기사를 보자면, 저걸 기반으로 제작비 마련하려 했지만 무산되었고 / OSMU 지원금 20억이 공적자금 들어간 전부라고 합니다.


Pig-Min 주
  1. 영화 끝나고 올라가는 스탭 롤에서 한국 이름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 imdb 스탭 리스트. 전체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음. [Back]
  2. [디 워]에서는 줄어든 편입니다만, 어느정도는 심형래 스타일 개그가 녹아있었죠. [용가리 1999]까지만 해도 굉장했고, 대표적으로는 'IMF'라고 써있는 빌딩을 용가리가 부수는 씬. (업그레이드 버젼에서는 축소되어 IMF 글자가 제대로 보이지 않음.) [Back]
  3. 만약 미국에서 영화 찍으려는 회사 있으면, 이번에 [라스트 갓파더] 진행한 현지 인력들과 하면 문제없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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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래도 헐리웃은 심형래한테 기회를 준다

    Tracked from 세상의 창, 생각의 틀 2011/01/07 18:59 Delete

    1. <추억의 붕어빵> 미니어쳐 전시관에 가다 벌써 꽤 지난일이지만, 작년가을 서울 상암동 문화콘텐츠 센터에서 심형래의 다음 영화 <추억의 붕어빵> 미니어쳐 전시회에 다녀왔다. <추억의 붕어빵>은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배고픈 시절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아니... 만들 작품이다. 말하자면 1950년대의 배경을 미니어쳐로 재연한 전시회인 것이다. 관람객이 뜸하던 시간이라 그랬을까? 당시 나는 1950~60년대 배경의 자료를 구하..

Comments List

  1. 키리 2011/01/05 01:46 # M/D Reply Permalink

    아니.. 카라로 따지면 니콜만 좋아한다던가가 왜 나온 비유인지 알수 없습니다만..

: 1 : ... 2305 : 2306 : 2307 : 2308 : 2309 : 2310 : 2311 : 2312 : 2313 : ... 5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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