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이냐 모방이냐, 그것이 뭐가 문제냐.

일단 다른 게임 기획자 분의 블로그의 글부터 읽고 다녀오세요. 한국의 게임계에서 '표절'이나 '모방' 얘기는 수도 없이 많이 나오지만, 가장 최근에 찾은 글이라 여기에 링크와 트랙백을 거는 겁니다.

'표절'이라는 것은 상당히 민감하고도 자주 등장하는 얘기인데... 그에 대해서는 '게임'이라는 특수성이 있고, 또한 '대한민국'이라는 요소가 작용합니다.

일단 '게임'이라는 분야의 특수성은 이렇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게임은 어느정도 서로 비슷해요. [퐁(Pong)]이나 [테트리스(Tetris)] 급의 시대를 뒤흔든 혁명이 아닌 이상,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은 받게 되어 있습니다. '어떤 점'은 가져오면서도 '다른 부분'을 추가하거나 변형해,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경우가 매우 많으니까요. 정말로 그렇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래요. [테트리스] 이후 '위에서 블록이 떨어지는데 그들을 규칙에 맞춰 없애 공간을 만들며 꼭대기까지 꽉 차면 게임오버' 당하는, 속칭 '낙하형 퍼즐'들은 수도 없이 나왔습니다. 개중 '낙하'와 '꽉 차면 게임오버'를 가졌지만 세부 규칙이 변형된 [뿌요뿌요(Puyo Puyo)][헥사(Hexa)] (해외 게임을 한국에서 카피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단 넘어갑니다.) 같은 히트 작품들이 나왔고, 그 후에도 '낙하'는 가졌지만 아예 '꽉 차있는 상태'로 시작되어 주변과 블록을 교환해 없애나가는 [비주월드(Bejeweled)]가 등장했지요. 그리고 [비주월드]와 유사한 [주 키퍼(Zoo Keeper)]는 그 나름대로의 특성을 갖고 인기를 끌어 PC가 아닌 타기종으로 이식되기도 했음은 물론, '낙하'와 '꽉 차있는 상태'를 지녔지만 그 외의 세부 설정은 또 달라진 [빅 카후나 리프(Big Kahuna Reef)]도 발매되었습니다. 유사한 요소가 계승되면서도 어느정도 변형되고 추가되어 왔다는 거죠.

사실 이런 식의 유사성은 다른 분야의 문화들, 즉 영화 - 음악 - 소설 등에서도 발견됩니다. 게임에서 '낙하형 퍼즐' 정도가 지닌 유사성은, '죽지 않는 살인마가 시리즈로 등장한다' 식으로 영화에 적용되고, '단순한 코드 진행 속에 멜로디를 강조한다' 식의 여러 음악들에서 발견되며, '캡슐에 들어가 즐기는 가상현실 게임 속에서 버그를 이용한 플레이로 서버 지존되는 스토리' 식의 소설에서 볼 수 있지요. 그리고 당연히, 이정도의 비슷함은 '장르의 법칙'으로 불리지 '표절'이라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모두가 '장르의 법칙'을 따라갈 뿐, '표절'이란 일을 저지른(?) 곳은 없을까요? 절대로 있습니다. 그 수가 많다고도 적다고도 할 수 없지만, 있는 건 사실이지요. '표절'은 절대적으로 '법적 문제', 즉 베낌을 당한 자가 베낀 자를 법적으로 고소하는 등의 조취를 취해야 제대로 성립되는 사항이지만,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긴 합니다.

여기서 잠깐, 인디 게임계의 얘기로 돌아와볼께요. 인디 게임계, 특히 그 중에서도 캐주얼 게임 계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게임들이 나오고, 그중 대부분은 정말로 비슷비슷한 시스템을 지닙니다. 그들을 설명하거나 리뷰하는 문장에는, 복제(Clone) - ~류(Like) - ~식(style) - 미투(Me too) 등의 수식어가 붙게 되지요. 이렇게 비슷한 게임들이 양산되는 상황이 좋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표절 운운 하며 난리가 나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유별난걸까? 만약 그렇다면, 대체 그 이유는 왜일까?

그에 대해서는 이 글을 읽어주십시요.
왜 한국에서는 언제나 '표절'이 문제가 되는가? 아마 저렇기 때문일 것입니다.

타 분야의 문화와 마찬가지로, 게임의 대부분도 어느정도는 비슷비슷한 요소를 갖고 있어요. 굳이 그게 튀어나와 보이는 이유는, 타 분야의 문화와 달리 게임은 '즐기기 위해서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참여해 조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위 링크의 글에 적혀있듯, 여기는 한국이라서 그렇기도 하죠.

아마도 중요한 것은, '선을 지킨다'는 점일 겁니다. '프레디'라는 이름을 지닌 '얼굴 화상'입고 '쇠손톱'을 끼고 있는 불사 살인마가 '악몽'에 들어가 '청소년들을 죽이고 다니는' 영화가 나왔는데, [나이트메어(Nightmare on Elm Street)] 시리즈와 전혀 상관없는 엄한 놈이면 곤란하다는 거죠. 쌍팔년대 한국이었다면 또 모를까, 21세기의 한국에서 저러면 난감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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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airrti 2007/01/13 06:22 # M/D Reply Permalink

    전반적으로 동의합니다만, [복제(Clone) - 흡사한(Like) - 무슨 무슨 류(style) - 미투(Me too) 등의 수식어]부분에 조금 잘못이 있는 것 같습니다. Like가 rogue-like에서 나타나듯 '~류'로 되어야할 것이고 style은 '~식'이 되어야할 것 같습니다.

    제가 보는 또하나의 관점은, 개발자들은 표절에 대해서 상당히 둔감해졌고 소비자들은 상당히 민감해졌다는 겁니다.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개발자들은 현실 경제적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 문제겠고 - 이건 전반적인 사회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 소비자의 경우는 (그들이 대부분 실제 직접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 이상적인 표절에 대한 개념만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잘잘못을 떠나서, 그 만큼 현실이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는 뜻이겠죠.
    (적어도 개발자에게는.)

    1. mrkwang 2007/01/13 10:42 # M/D Permalink

      Nairriti> 소비자가 표절에 민감하게 보이는 이유는, 그들은 '정의가 실현되어야 한다'라고 이상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정의는 단 한번도 실현된적이 없다고들 여기고 있지요. 단지 게임 분야 뿐 아니라, 모든 한국의 문화를 통틀어서. 개인적으로 2006년 극장 개봉된 한국 영화 중, 국내에도 개봉 된 미국의 영화 하나를 '표절' 수준으로 베껴놓고 게다가 '영어 제목'까지 똑같이 붙여놓은 걸 보고, 거의 기겁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은 그런거죠.

    2. mrkwang 2007/01/13 10:49 # M/D Permalink

      Nairriti> 영어 단어 관련해서 리플을 달았었는데... 제가 단 리플을 수정할 필요가 있을거 같아서 일단 밀었습니다. 혹시라도 미리 읽으셨다면, 그래서 사라졌다... 고 생각하시면 될 듯.

    3. mrkwang 2007/01/13 11:34 # M/D Permalink

      Nairriti> 생각해보니 영어 단어 관련해서 나쌤 말씀이 맞는거 같아서, 본문 수정했습니다.

: 1 : ... 5118 : 5119 : 5120 : 5121 : 5122 : 5123 : 5124 : 5125 : 5126 : ... 5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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