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인 이내의 팀으로 작은 규모의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개발과 창작이 버무러진 작업일 것입니다. 그러면서 잊혀지거나 무시되는 사항이 있는데, 바로 이것은 '사업'이자 '비지니스'라는 점입니다.

취미로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투 잡 / 풀 타임 잡을 원하는 분들이라면, '팔기 위해' 게임을 만들 것입니다. 그렇다면 '잘 만들면 어떻게든 되겠지'에서 멈추지 말고, '사업'이나 '비지니스'적인 접근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인디 게임 만들어 생활하기'가 목표인 1호기 덕분에, 개인적으로도 수많은 얘기를 전달하며 느끼고 있는 부분인데요. '사업'으로 인식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힘든데, 그러지 않는다면 생존하기 힘듭니다.

전반적인 '사업'에 대해서는 별도 교육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겠고, 여기서는 보고 듣고 겪고 생각한 사례 중 일부를 적어보겠습니다.


1. (퍼블리셔 등과) 계약한다면 그 기간이 얼마나 걸릴까?

1주일 내에도 계약서에 싸인을 할 수 있을거 같지만, 많은 경우 1개월은 넘어 걸립니다. (퍼블리셔 등에서 작성한) 계약서를 받아본 후 주변 교수님 / 선생님 / 선배 / 법률상담자 등에게 조언을 구한다면, 그 문답을 받는 시간만 1-2주일은 충분히 걸립니다. 그 후 계약서 수정 보완 등을 좀 더 거친다면, 오히려 1개월은 엄청 빨리 성사된걸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실제로 1호기가 현재 진행중인 작업의 비영리 계약도 1개월 걸렸습니다.) 이건 한국 내의 경우니, 해외와 일한다면 더 걸릴 수도 있겠죠.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계약까지 1개월이 걸린다가 아니고 / 교섭 기간동안 뭘 어떻게 할 것이냐는 점입니다. '여기랑 계약하면 100% 성공!' 같은건 세상에 별로 없고(있더라도 우리랑 된다는 보장도 없고), 싸인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습니다. 얘기중인 퍼블리셔를 믿고 그쪽에 맞춰 개발 등을 추진해야 할지(그러다 연락이 뜸하면 포기할지 계속 연락 취해볼지), 다른데랑도 연락을 하며 말문을 트어야 할지, 계약 등과 관계없이 우리 뜻대로 열심히 만들면서 있을지 등등의 선택지가 있겠죠. 모든 것은 대표의 결정에 달렸고, 그 대표가 바로 인디 개발자 본인입니다. 그 하나 하나가 쌓여 미래가 됩니다.


2. 돈은 얼마나 필요한가(벌어야 하는가)?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회사를 다니거나 사업을 하신 분들은 잘 아실만한 부분이지만, 그 외 분들은 '문화 충격' 정도를 겪을법한 경우가 될 수도 있겠죠.

만약 기획 1 + 그래픽 1 + 프로그래머 1 총 3인 팀이 게임을 만든다고 할 때, 6개월 걸린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요(벌어야 할까요)? 월급으로 150만원씩 준다면 인건비만 450, 장소 임대비 등을 합하면 600을 넘을 수도 있겠습니다. 월에 600만원 잡고 6을 곱하면 3600만원. 이 게임은 최소 3,600만원은 벌어줘야 본전인데, '팔면 줄께'가 아닌 선지급 월급이라면 대표가 이만큼의 돈은 미리 갖고 있어야 할 것이고, 미리 다른데서 벌어놓은게 있다면 모를까 대출이라도 받는다면 그 이자도 생각해야 될테니... 등등의 복잡한 생각은 기본입니다. '나름 알려진 게임이고 어느정도 팔리기도 했지만 풀 타임으로 팀을 굴리기에는 역부족'인 경우도 해외 인디씬에서 흔합니다.

사실은 3인 팀 부터가 틀려있는 가정일수도 있습니다. 메인 1인이 인생을 박으며 나머지 멤버는 필요할때만 외주로 쓰는게 정답일지도 모릅니다. 인원을 줄여 기획&플머 1명 + 그래픽 1명이 정답일수도 있고요. 6개월이 아닌 3개월마다 씀풍씀풍 뽑아내며 4-5개 내며 돈 벌다가, 쌓인 돈으로 2년짜리 한방을 노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점은, 쓰는 만큼 벌 수 없다면 그 사업은 망한다는 것입니다. (사실은 쓰는 이상 벌어야 합니다.) 이 점은 '1인'이 만들어도 동일합니다.


3. 내가 스타2를 2개월간 즐기며 작업 진도가 나가지 않아도 안전한 것인가?

학생때는 좀 놀아도 되겠죠. 창작자의 입장에서도 어느정도 '휴식기'를 가질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사업의 입장에서 저런다면 망합니다. 휴식도 없이 일만 하라는게 아니라, 저렇게 넋 놓고 있으면 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겁니다.

'노는 기간동안에도 인건비는 나간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노는 동안에도 세계의 게임 개발사들은 일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신작이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상에는 게임이 너무 많고 그 모두가 경쟁자입니다. 'one of them'이 아닌 'the only one'이 되어야 할텐데, 사실은 'one of them'조차 되기 힘듭니다. 2개월간 스타2나 즐기며 작업 안한다면, one조차도 나오지 않거나 / 설령 나왔어도 제대로 되기 힘들테고요.

사업이고 직업이며 밥벌이라는 자각을 가져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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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10/11/21 18:14 # M/D Reply Perma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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