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해외 PC 다운로드 게임 시장에 진출하고 싶다는 업체 분들에게 문의를 받습니다. 1시간 정도는 (제딴에) 친절하게 말해드리는데요. 어제도 전화 받고 말씀드린 부분이 많지만, 아마 가장 강조한 부분이 고객의 입장에 서보라는 얘기였을 겁니다.

거창해보이는데, 사실 간단하고 당연합니다.
해외에서 디지털 판매를 거쳐 사보라는 것이거든요.
물론 하루 이틀로는 안되고, 장기간동안 많이 해봐야 하는거.


1. 한국과는 전혀 다른 게임계와 그 시장.

어제 연락온 분의 게임은, 한국에서라면 청소년 대상의 캐주얼 게임으로 분류될 녀석입니다. 그런데 서양의 다운로드 시장에서 캐주얼이란, 30대 중반 이상 중년 여성의 마켓입니다. 타겟 자체가 완전히 다른데, 그쪽 입장이 되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지식으로 그냥 아는건 제가 말씀드려 알 수 있겠지만, 빅 피쉬 게임즈(Big Fish Games) 등에서 게임 해보지 않으면 몸에 새기기 힘들겠죠. (물론 '특이해서 더 좋아!'라고 할 수 있겠지만, 몰라서 대처 못하고 다른거랑 / 신경써서 특이한거랑 결과는 좀 다르겠죠.)

물론 대상 타겟만 다른게 아니라 그 외 차이점도 아주 많지만, 고객의 입장에 서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스팀(Steam)과 빅 피쉬 게임즈와 그 외 곳들이 어떻게 다른지도, 직접 그 안에서 놀아보고 사보지 않으면 알기 힘들고요.


2. 살까 말까 에이 지르자, 첨예한 갈등의 구조.

실물 패키지 구입보다 다운로드가 지르기 더 좋은 구조인거 같지만, 당연히 나오는 모든 게임을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게이머의 입장에서 러프하게 구분하자면, 구입의 갈등은 크게 다음 3 종류가 되겠는데요.

- 보자마자 지른다.
- 지를까 말까 고민하다 세일을 기다린다.
- 그냥 지나치고 잊어버린다.

이 중간 형태도 있겠지만, 크고 러프하게 나누자면 저렇습니다. 당연히 보자마자 지르는 것이 베스트고, 최소한 세일때라도 팔려주면 좋습니다. 어쨌건 '지름에 있어 고민이 적어지면' 좋은건 사실. 그런데 잠재적 구매자인 게이머들은, 뭘 보면 그냥 지르고 / 뭘 보면 고민하게 될까요? 자기 자신이 고객이 되어 질러보지 않으면, 어떨 때 덮썩 낚이는지 알 수 없습니다. 돈 별로 없어 고객 되긴 힘들다고요? 해외에서 게임 사줄 사람들도 거의 비슷하게 돈이 없을 거고, 비슷하게 고민하다 골라서 지를겁니다. 그들도 모나코 공주나 아랍 왕자는 아니니까요.


3. 고객의 입장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바보같은 개발사의 실수.

게임의 옵션에서 효과음 볼륨을 줄였는데 음악이 같이 줄고, 음악 볼륨은 아무런 동작을 하지 않는다면? 게임 자체와는 상관없고 매우 작은 실수에 불과하지만, 대부분의 고객은 '이런 사소한걸 놓치다니 어처구니 없다'라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이미 샀다면 본전 생각을 할 것이고, 데모라면 안 살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시정지'를 'ESC' 아닌 'Pause'에 단 게임도 봤습니다. 제가 베타 정도에서 발견해 알려줘서 고치긴 했지만, 전 그 게임을 다시는 하지 않을 겁니다. 


이런 것들은 고객 입장에 서보지 않으면 짐작도 하기 힘든 일입니다. 저런걸 잡는 게 왜 중요한지 생각도 이해도 못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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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발일지] 버그 발생 히스토리에서 얻는 교훈

    Tracked from ArcShock game studio 2010/02/25 15:38 Delete

    SandCastle 을 만들면서 발생한 어떤 버그에 대한 히스토리입니다. 버그라는게 늘 의외의 생각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나타나곤 합니다만, 이번 건 역시 그렇습니다. 이런 경험이 결국 품질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에 기여하게 되리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위로하고 있습니다만... 일단, 해당 버그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게임의 옵션에서 효과음 볼륨을 줄였는데 음악이 같이 줄고, 음악 볼륨은 아무런 동작을 하지 않는다" 이건 분명 음악 볼륨..

  2. [개발일지] 전혀 당연하지 않다

    Tracked from ArcShock game studio 2010/02/25 15:57 Delete

    어제 상암DMC 에 오신 광님을 우연히 지하세계식당가에서 만났습니다. 그래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요... 대화중에 SandCastle 에 대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SandCastle 에 등장하는 모래알들은 스위치에 부딧히면서 힘을 전달합니다. 그 힘으로 스위치가 눌리게 되고, 퍼즐이 풀리게 되는거죠. 이때 모래알이 스위치에 전달하는 힘의 크기가 충분하지 않으면 스위치는 눌리지 않습니다. 이 힘을 결정하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

Comments List

  1. 골룸 2010/02/23 17:20 # M/D Reply Permalink

    30대 중반 여성의 파워가 꽤 크군요..
    좋은 글에서 또 하나 배워갑니다..

    근데 일시정지를 pause에 할당한 게임은...;;;;
    정말 불편하게 만드는 아이디어도 기발하군요... +ㅅ+

    개인적으로는 게임에 +.-키와 page up,down,home,end를 무기교체나 시점변환 키로 설정하는 경우가 제일 불편하더군요..
    각종 편집기나 OA어플에서 키패드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개발자본인들) 입장에서는 자주 사용하는 키라서 그리 설정을 했는지 몰라도 보통의 사람들한테는 참 답답한...

    1. mrkwang 2010/02/23 20:47 # M/D Permalink

      골룸> 사실 님은 오랫동안 온 분이라, 제가 틈만 나면 말하는 30대 중반 여성 얘기를 이제 안게 오히려 더 신기할 정도...

  2. 골룸 2010/02/24 17:31 # M/D Reply Permalink

    class 구차한변명{
    아무래도 회사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들이 서양 캐주얼과 방향이 다르다보니 개인적인 관심으로 인디쪽을 가끔 보더라도 잘 기억을...;;;;;;} (후다닥;;)
    그래도.... 예전에 해주신 강의내용은 꼭 숙지하고 있습니답... 'ㅅ'γ

    그나저나 이제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니 좋군요...

: 1 : ... 2663 : 2664 : 2665 : 2666 : 2667 : 2668 : 2669 : 2670 : 2671 : ... 5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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