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노도의 1980년대 살아오신 분이라면, 수많은 반공 만화 / 만화영화 / 서적을 보아오셨을 겁니다. [똘이장군] / [해돌이의 모험] 등,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아도 그런게 있었다는 사실은 기억하고 계실텐데요. 2009년 현재는 또 다른 질풍노도의 시기로써, 저런 소재를 게임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한 상황입니다. 시리어스 게임(Serious Game)1의 또 다른 사용법이 등장할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그렇다고 북한을 반대하는 시리어스 게임을 만드는 것은 무리라고 여겨집니다.


1. 단순한 공산주의 배격은 끝난지 오래.

냉전 시대 끝난지 오래고, 자본주의 vs 공산주의 대립은 오래전 옛말이 되었습니다. 어느정도 봐주고 도가 넘으면 내치는, 서로간에 밀고 당기는 시대가 되었죠.

이 글을 쓰는 제가 친북일리는 없죠. 거긴 사람 살데가 아니라는 거, 저는 물론 이 글을 읽는 다른 분들도 모두 알고 계실겁니다. 필요와 조건에 따라 주고 받는거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원조해야 할 때는 하고, 공장 세워야겠으면 세우고, 너무 엉긴다 싶으면 토라지고, 이런 식으로 협상이나 연애처럼 밀고 당기게 되어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같은 시리어스 게임 만들면... 싸우겠다는 거죠.


2. 대한민국의 진짜 주적은 북한인가?

옛날에는 세상이 좀 더 단순했습니다. 북한은 빨갱이, 빨갱이는 나쁜 놈, 대충 이렇게 선 그어놓고 살면 편했습니다. 북한은 여전히 나쁜데라고 치고, 그럼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몇 년 전 문화 유산 반납 때문에, 프랑스와 여러 사건이 좀 있었죠. 모 여배우는 개고기로 태클 걸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우리 모두 잊었지만, 당시에는 기분 좋기가 참 힘들었죠.
이전 정부의 미국은, 자기네가 어질러놓은거 치워달라고 한국군 보내달라고도 했습니다. 그 외 여러가지 협상에서 거시기한 상황도 많았죠.
일본은... 단순히 멀다고도 가깝다고도 할 수 없는 언제나 엄한 관계고, 한국 인터넷에서 혐한 스레 번역되면 언제나 만선이죠. (그 역도 성립할테고.)
중국... 참 묘한 관계죠? 러시아는 그보다 좀 덜한 듯 싶지만, 여기도 토라지면 사정없이 토라질 사이.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국가간의 관계는 그때그때 달라집니다. 서로 좋아서 필요하면 헤헤거리고, 이건 좀 아닌데 싶으면 대립도 하고 그러죠. 대놓고 전쟁만 안 할 뿐이지, 그 관계는 쳠예합니다. 어떤 말씀이냐면, 주적이라고 정확하게 대립되는 국가(집단)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세상 복잡하니까요.


3. 진짜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시리어스 게임은, 무서울정도로 첨예하다.

시리어스 게임의 상당수는 메시지 전달에 치중되어 있고, 그래서 별 재미도 없으면서 메시지 전달도 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예고편만 보는걸로 소름이 쫙 끼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Harpooned 2009 update from Conor O'Kane on Vimeo.

Pig-Min에서도 오래전에 다룬 [하푼드(Harpooned)]라는 게임의 업데이트 영상인데, 메시지의 전달이 너무 강렬해서 충격을 먹었을 정도입니다. 평생 보아온 게임 영상 모두를 다 합해도, 이만큼 '강한' 녀석은 별로 없을 듯.

그런데 전달하는 메시지가 너무 강하다보니, 오히려 반감도 들고 / 저들의 메시지가 진짜인지에 대한 사색을 좀 더 하게 되었습니다. 홈페이지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단순한 '포경 금지'가 아닌 '일본의 포경 금지'로 촛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과연 이건 올바를까요? 그동안 수많은 나라들이 잡아왔을텐데, 이제 일본에'만' 촛점을 맞춘 것이 옳을까요? 정말로 보이는 이유와 메시지 전달이 전부일까요?

그렇습니다. 오히려 메시지 전달이 강렬해서 -> 그 반대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1980년대에는 매체의 방향이 일방적이었고 / 그 숫자가 작았습니다. 지금은 어느정도 쌍방향이 되었고 / 그 숫자도 결코 적지 않습니다. 섣불리 반공을 소재로 한 시리어스 게임을 만든다면, 오히려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대해 반감을 갖거나 / 그 반대 방향으로 생각하게 되는 사람도 적지 않게 될 것입니다. (명텐도처럼 세계적으로 소식이 퍼져나가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물론 정부에서 갑자기, 반공 / 반북 시리어스 게임을 제작할 일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요즘 세상, 며칠 뒤를 알 수 없더군요.
혹시라도 모르는 일이니 몇 자 적어봅니다.


P.S. : 해외에 소개되는 한국의 게임 소식은, 굳이 영어를 할 수 있는 한국인들에 의해 전파되는 것이 아닙니다. 게임계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해외 매체 등에 의해 전파되거나 재확산되기도 합니다.

Pig-Min 주
  1. 학계와 정부에서는 '기능성 게임'이라고 부르는데, 게임이 기본적으로 가진 순기능인 엔터테인먼트를 송두리째 무시한 조어인지라, 게임 관련자라면 싫어해야 마땅한 단어입니다. 차라리 한국화를 하려면 '심각한 게임'이 더 알맞겠고, 게임이라는 단어 자체가 영어이기 때문에 한자 + 영어로 신조어를 만드는 것도 애매합니다.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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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List

  1. 발톱냥 2009/05/22 14:43 # M/D Reply Permalink

    기능성 이라는 단어 자체가 기분 나쁜 것이...

    게임에 원래 기능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는지. ㄱ-
    게임은 나빠. 라는 걸 기저에 깔고 가는 것 자체가 병맛(...)이라고 생각해요.

  2. 엘모 2009/05/22 23:24 # M/D Reply Permalink

    (정상적으로 생각했을때) 반공의 당위성은 말씀하신대로 대단히 약해져있습니다만 저기 저 높으신분들은 그냥 적이 필요할 뿐이고 제일 만만한게 반공이라는 키워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분들의 수준을 생각해볼때) 충분히 가능할것 같아요... OTL

  3. kelion 2009/05/23 23:29 # M/D Reply Permalink

    기능성이라는 표현에 대한 반감이나 (즉흥적인 단순 예시였겠지만)심각한 게임이라는 예를 든 걸 보면 외래어와 우리말의 관계에 대하여 더 다양한 방향에서 생각을 해 보시길 권합니다. 국외문자 대신 한글이라는, 직역을 전제로 한 관점하에선 원어표기를 제하면 음차외엔 답이 없습니다.

    기능성이란 것이 엔터테인먼트를 부정한다면 엔터테인먼트는 어떤 뜻이며 시리어스와 어떤 차이가 있기에 둘의 공존은 용인되는 가에 대한 개념이 선제되어야 겠지요 - 특히 우리의 언어관 안에서. 언어는 민족의 문화와 환경안에서의 소통수단이기에 타 언어간 1:1대응은 절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약'과 별개로 건강보조식품, 기능성 식품이라는 단어가 공적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똑같이 특정물질의 섭취흡수를 통해 건강상태의 유지,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차이가 존재하기에 구별되고 있지요. 또한 기능성 식품이 아닌 식품이라고 아무 기능이 없거나 건강에 도움이 안되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 어떤 것에 항상 따르는 기본적인 사항이라면, 그것은 당연한 것이며 당연하지 않은 것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 당연한 기본성은 언급을 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 존재하지 않던 것이 새로이 발생한다면 기존과의 차이점을 구별하겠으나, 이미 잠재적으로나마 존재하던 것이 우선성을 띄어 부각될 때에도 그 것은 차이가 됩니다.

    = 기능성 게임이라고 해서 꼭 기존의 (엔터테인먼트)기능이 없거나 '기능성'만을 가졌음을 뜻하는 표현이라 확정할 것까지는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오락성이 여전히 존재하기에 게임이라고 한 것은 아닐까요? 기능만을 추구한 명령어 집합체는 프로그램이니 어플리케이션등의 표현을 쓸테니 말이죠.

    덧붙여 게임관련자로서 싫어해야 할 표현이라면, 반면에 '사회 전반'의 비관련자들이 (개선의 여지는 있을지언정)쉽고 효과적으로 여겨 사용한 표현일 경우엔 그들의 영역에서 부적함을 설명해야 합니다. 업계내에서만 쓰이는 전문용어가 아닌 이상 언어는 모두가 함께 사용하니까요.
    - 같은 외래어이긴 합니다만 - '레이싱 걸'이라는 명칭이 보다 긍정적이며 직업성이 잘 나타낼 수 있다는 점을 통해, 사진가와 동호인들로부터 시작해 '레이싱 모델'로 바뀌어가고 있는 모습은 좋은 예가 되겠네요.


    근시기에 외국에서 시작되고 발달한 분야에서는 외래어의 한글화 과정에 실무자들의 의견을 필히 수렴해야 하며 반발도 많이 생깁니다. 더 좋은 표현을 위해서는 당연한 일이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도 기능성 게임이란 표현은 만족스럽지 못한게 사실입니다, 다른 문화예술분야에선 사회적 기능이 특별한 게 아니라 오히려 근본적인 발생목적이었지요.

    하지만 주석이 이전에도 같은 언급이 있었음을 보면 외래표현에 더 익숙하여 다른 표현에 이질감을 갖는 언어습관의 이유로 보이기에 그에 관하여 난잡하게마나 글을 남겨봅니다. 연관된 게시물도 아닌데 긴 글로 실례를 한 점 사과드립니다.

    1. mrkwang 2009/05/24 00:55 # M/D Permalink

      kelion> 여러 사정상 리플의 내용이 매끄럽지 못할 듯 싶습니다. 미리 양해를.

      엄밀하게 말하면 '게임'자체가 이미 영어단어입니다. '영화'를 '무비'라 부르지 않고 '음악'을 '뮤직'으로 칭하지 않지만, 딱히 '게임'은 '유희'나 '놀이'로 부르지 않고 있죠. 굳이 '시리어스 게임'이라는 두 단어 중 하나만 한국화할 필요가 없었다고 봅니다. (물론 MMORPG를 다중역할...로 조어 만들기도 했습니다만.)

      '시리어스 게임'을 직역하면 '심각한 게임'이고, 의미를 따온다면 '목적성 게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차라리 '목적성 게임'이라면 조금 더 좋을 듯 싶습니다.)

      '기능성'이라는 단어가 엔터테인먼트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성'이라는 단어가 앞에 붙음으로써 / 게임이 원래 지니고 있는 '기능'을 부인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은 좀 다르다고 봅니다. 그리고 거기에 프로그램이나 어플리케이션이 아닌 '게임'이란 단어를 붙인 이유는, 해외에서 '시리어스 게임'이라는게 있다니까 들여오다보니 '게임'이 붙은 겁니다. (실제로 시리어스 게임 관련 해외 연사가 초청된 적도 몇 번 있습니다.)

      '레이싱 걸'은 영어 단어의 조합일 뿐, 외국에서도 딱히 쓰는 단어가 아닙니다. 일본에서는 '레이스 퀸(race queen)'이라 부른다 알고, (위키를 모두 믿을 수는 없지만) 그 형태의 한국식 조어가 '레이싱 걸'이라 적혀있기도 합니다. http://en.wikipedia.org/wiki/Racing_girl

  4. 골룸 2009/05/26 18:18 # M/D Reply Permalink

    일본에는 시리어스 '만화'가 많죠.. 근데 만화,애니,영화는 아직도 여러나라에서 여러가지 사상을 바탕으로 시리어스하게 만들어지고 먹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1 : ... 2966 : 2967 : 2968 : 2969 : 2970 : 2971 : 2972 : 2973 : 2974 : ... 5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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