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 : Oberon Media
발매연도 : 2007
가격 : 12,000원 (넷마블 게임팩), 19.99$ (Big Fish Games)

히든 오브젝트의 한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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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화라니. 내가, 내가 한글화라니!

솔직히, [애거서 크리스티 - 나일강의 죽음(이하 나일강의 죽음)]을 한글판으로 즐길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진 않았다. 더 나아가서 히든 오브젝트 게임을 한글로 즐길 수 있으리라고는 더더욱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런데 <넷마블 게임팩>에서 [나일강의 죽음]을, 무려 한글화까지 해 놓고 서비스 하고 있었다(실제 한글화 작업을 한 곳은 다른 곳이지만). 일어날 일은 언젠가 일어나는 법이다. 그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사실 히든 오브젝트는 한글화가 가장 필요한 장르다. 히든 오브젝트를 우리식으로 말하면 '숨은 그림 찾기'인데, 게임 방식은 두세 곳 정도 어지러운 공간(장소는 상관없다)과 그곳에 찾아야 할 물건들의 목록을 보여주고, 목록표에 적힌 물건들을 모두 찾으면 한 스테이지가 클리어 되는 방식이다1. 따라서 목록에 적힌 단어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빨리 찾아내야 하는데(시간 제한이 있는 경우. 시간 제한 없이 플레이 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자기 나라 말이 아닌 이상 단어와 물건을 연결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눈치코치로 알 수 있는 경우도 많지만, 부엌이나 창고 같은 곳에서 물건을 찾는 경우에는 자주 쓰이는 단어가 아니면 찾기 정말 힘들다(영어판 하다가 한글판 해 보면 가장 이해하기 쉽다).

[나일강의 죽음]은 한글화를 통해 그러한 어려움을 줄여 주어 히든 오브젝트를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같은 말이라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게임에서 찾아야 할 그림이 맞지 않는 경우(실제로 '고추'를 찾아야 하는데 그림으로 봐서는 분명 우리나라 고추가 아닌 고추가 있었다)와 무엇을 뜻하는지 감이 잘 안잡히는 단어도 있지만, 적어도 뭐가 뭔지를 몰라서 헤메는 경우는 잘 없다. [시크릿 가든]을 한번 해 보고 나서 관심이 생겨 계속 히든 오브젝트에 손을 대긴 했지만, 단어와 물체를 연결할 수 없었기에 오히려 흥미가 떨어진 게임도 많았음과 비교해 보면 굉장히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적어도 뭐를 찾아야 할지 몰라서 헤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저쪽에서 느끼는 이미지와 우리네가 느끼는 이미지가 조금 달라서 헷갈리는 경우도 많은 게 흠이긴 하다(예를 들면, [달걀]이라고 했을 때, 글쓴이는 먹는 달걀을 생각했다. 하지만 정답은 달걀에 색칠한, 부활절 달걀 비슷한 것이었다).

[나일강의 죽음]이 한글화 되어 있는 덕분에 생겨난 좋은 점이 한가지 더 있다. [나일강의 죽음]은 탐정인 포와로가 단서를 찾고, 그 단서를 가지고서 등장 인물들에게 질문하는 형식으로 게임을 진행한다. 그 때문에 게임을 하면서도 마치 원작 소설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며, 원작에서 중요한 사건들을 이벤트 형식으로 만들어 놓기도 했다. 물론 이런 요소들은 건너 뛰어도 게임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한글화 되어 있음으로 해서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원작 책을 읽어 보는 게 훨씬 낫다는 생각도 들지만).

하지만 이런 한글화가 주는 단점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일단 앞서 이야기한 '단어 - 물체' 사이에 연관성을 찾기 힘든 점이 있고, 글자를 읽는 데에 약간 까다로운 면이 있기도 하다. 그래픽은 좀 부드러운 편인데, 폰트는 투박한 편이다(돋움체). 그래서 폰트가 은근히 어울리면서도 은근히 거슬리는 면이 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경우는 한참 찾고 있을 때는 별로 거슬리지 않다가 이벤트 장면을 보고 있을 때는 살짝 거슬렸다.

이것 말고도 자잘한 단점(이 가운데 대박은 목록에는 '글러브', 정답은 '지구본'이었던 경우2)도 있긴 하지만 게임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전체 플레이 시간 또한 그다지 길지 않으며(느긋하게 진행했는데도 일주일 정도 걸린 듯 하다), 히든 오브젝트 게임이 그렇듯 다시 시작해도 찾아야 할 물건이 달라지기 때문에 쉽게 질리진 않는다. 한글화도 나쁜 편이 아니니 너무 수준 높은 한글화를 기대하고 있지 않다면 넘어가 줄만 하니 관심 있다면 한번 즐겨보지 않겠는가. 이미 벌어진 일은 신나게 즐겨 주는 게 예의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그 나름대로.

게임 사는 곳 : Big Fish Games (해외에서 사시면 한글화가 없음.), 넷마블 게임팩 (엄밀히 말하면 넥스탭미디어의 입점.)

Pig-Min 주
  1. 한 곳이 아니라 두세 곳을 마련해 주는 이유는 좀더 물건을 찾기 쉽도록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한 곳에서만 계속 찾으면 눈이 거기에 익숙해 져서 코앞에서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시크릿 가든]은 한 스테이지에 한 곳 밖에 나오지 않지만 구성을 단순하게 만들어 이 같은 문제점을 벗어 났다. [Back]
  2. 사실 굉장히 심각한 버그인데, 힌트로 찾아 낼 수 있고 아무 곳이나 찍어 가면서 찾아낼 수 있긴 하니까 심각한 버그는 아닌 셈이다.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 애매한 단점.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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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ultBraiN 2008/11/04 15:40 # M/D Reply Permalink

    요즘은 할게 많아.. 나중에 한번 해봐야겠내요.

  2. White 2008/11/04 15:40 # M/D Reply Permalink

    저도 저걸 몇 주 전에 해봤습니다만...
    지속되는 숨은그림찾기의 연속과 수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물건 뒤지기 등이 싫증나서 그만 둔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은 캐쥬얼 퍼즐 게임인데 그럴듯한 어드벤처 게임을 기대했던 제가 바보(...)
    그래도 Agatha Christie의 이름이 붙은 게임이 한글화 정식 발매 되었는데 그게 어디

  3. Draco 2008/11/04 16:22 # M/D Reply Permalink

    globe를 지구의로 번역하지 않고 그냥 소리나는대로 썼군요.. -_-

  4. 골룸 2008/11/04 18:58 # M/D Reply Permalink

    아가사 크리스티물이라면 저런 히든옵젝보다는 단연 어드벤처가 압권일텐데..

: 1 : ... 3373 : 3374 : 3375 : 3376 : 3377 : 3378 : 3379 : 3380 : 3381 : ... 5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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