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 : Spiderweb
발매연도 : 2008
가격 : 28$

포기한 만큼 얻는 것.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픽은 솔직히 시껍하다.


오늘날의 게임은 복잡하다. 수 억의 제작비를 들이고 수백의 개발자가 참여하는 게임을 수년간 유지하며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현실은 결국, 게임의 내용이 짧아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세 명의 개발진으로 이루어진 1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인디 롤플레잉 제작사 스파이더웹(SpiderWeb)이 제작한 신작 [에이버넘 5(Avernum 5)]는 실로 시대를 역행 하는 게임이며, 그렇기에 누군가는 감동하는 것이다.

훌륭한 그래픽과 사운드는 좋은 게임에 있어 필수적인가? ‘아니다.’ 그렇다면 포기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에이버넘 5]의 2D 이미지로 구성된 그래픽은, 간단히 설명해서 10년 전에도 먹히기 힘들 수준이다. 캐릭터의 움직임은 건조하며, 배경은 고정된 그림파일, 여기에 특수 효과조차 거의 없다. 사운드도 별반 다를 바 없어서, 요즘 게임들의 기본 소양으로 취급되는 음성은 고사하고. 그 흔한 배경음악조차 없으며, 효과음 또한 다양하지 못하다. 그렇다면 그토록 중요하다 열창하는 그래픽과 사운드를 희생한 게임이 재미있을까? ‘그렇다.’ 그래픽과 사운드는 분명 게임에 있어 중요하지만, 그것이 롤플레잉 게임을 구성하는 모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롤플레잉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외관이 아닌 그 속에 있다고 본다. 즉 게임을 아우르는 세계와 그를 기반으로 한 시나리오. 그리고 이를 게임으로 만들어줄 룰(규칙)이 롤플레잉이라는 장르를 구축하는 가장 기초적인 요소라 할 때, [에이버넘 5]는 이 기초를 훌륭하게 갖추고 있다.

사실 그래픽과 사운드는 무척 제한적인 방법이다. 기술의 발전 덕분에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표현이 가능해진 것은 사실이나, 이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자본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고작 3명의 개발진을 둔 인디 제작사가 길고 복잡한 시나리오 전반에 걸쳐, 그러한 작업을 할 수 없으리란 사실은 당연하며, 때문에 그들은 다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 놀라울 것 없이, [에이버넘 5]는 이제는 시대의 저 편으로 사라진 ‘텍스트’(글)를 표현의 도구로서 적극 사용하고 있다. 플레이어의 주위 환경의 묘사에서부터, 대화하는 NPC의 표정까지. 게임이 유저에게 제공하는 모든 표현을 아우르는 미려한 텍스트는 그래픽과 사운드가 기술적인 문제로 보여줄 수 없는 사건들을 서술하고, 직접 유저로 하여금 상상하도록 유도한다.

그렇게 해서, 오늘날의 롤플레잉 게임이 포기하고 마는 게임의 많은(그리고 소중한) 부분을 [에이버넘 5]는 되살려내었다. 게임의 무대가 되는 게임만의 독창적인 지하 세계, 에이버넘은 수많은 던전과 숨겨진 장소들로 가득한 지하 속의 또 다른 세상이다. 이곳의 모든 주요 장소들은 하나 이상의 이벤트를 담고 있으며, 이러한 이벤트들은 어떠한 집단의 음모와 관련되어 있거나, 미래에 있을 중요한 사건의 실마리가 되고는 한다. 이처럼 거미줄처럼 엮여 있는 이벤트를 따라 세계를 여행하며,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세계와 접촉하게 된다. 큰 시나리오는 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닌 많은 집단의 대립에 관한 사건이며, 그 사이에서 플레이어는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켜 나갈 수 있다. 만약 무언가 가능하리라 생각되는 가능성이 있다면, 분명 게임은 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게임의 주가 되는 전투 또한 스킬과 마법의 종류는 적은편이지만, 하나하나 사용에 깊은 생각을 요하며, 전략에 따라 결과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 이벤트 또는 던전의 탐험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며, 아이템의 다양성에 있어서만큼은 다른 메이저 게임에 뒤지지 않는다. 플레이어가 선택 가능한 종족들은 그 외견만큼이나 명확한 능력의 차이를 지니고 있으며, 직업 또한 각각 역할의 분담이 명확하다. 육성에 있어 기본적으로 주어진 직업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임의대로 자유롭게 능력을 배분할 수도 있다. 이처럼 수많은 육성의 변수와 아이템들이 있기에, 플레이어는 원하는 목적에 따라 적절한 캐릭터(파티)를 육성하는 재미를 한껏 누릴 수 있다.

깊이 있는 시나리오와 정교하게 짜인 세계관, 그리고 단순하지만 전략적인 파티의 운용과 전투. [에이버넘 5]는 롤플레잉을 사랑하는 게이머에게 있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게임이다. 단지 그래픽과 사운드를 포기하면서 까지, 그러한 재미에 몰두할수 있는지가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만약 위의 문제들을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다면, 당신은 인생의 100시간 정도를 포기하게 될 것이다.

게임 사는 곳 :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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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형부거긴아파 2012/06/28 05:12 # M/D Reply Permalink

    제작사의 Avadon을 30시간정도 하다가 번역에 지쳐서 잠시쉬는데요. 왠지 10퍼센트밖에 안온것같네요. ㅎㅎ

: 1 : ... 3941 : 3942 : 3943 : 3944 : 3945 : 3946 : 3947 : 3948 : 3949 : ... 5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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