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Pig-Min에서는 Playstation 3에 대해 2번의 칼럼을 쓴 적이 있습니다. 차세대 게임기의 승자는 Playstation 2가 될거 같다는 글과, 일본에서 Playstation 3가 발매되었고 품절되었으나 그 수량이 매우 적다는 내용이었죠. 이번 글에서는 Playstation 3의 품절 후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글에서도 자료를 언급한 바 있지만, 일본에서 Playstation 3 판매는 매우 특이한 형태에요. 기계는 품절될정도로 팔렸지만, 게임은 별로 팔리지 않았습니다. 게임 판매 베스트 3를 다 합해도 게임기 댓수보다 훨씬 적다는 얘기는 시사하는바가 크죠. 누구나 다 알고 계시듯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프리미엄 붙은 재판매를 위한 것이죠.

개인적으로 프리미엄 붙여 재판매하는 행위를 나쁘다고 보지 않습니다. 능력이 있고 시장이 받아준다면, 셀러에게는 단기에 이득을 남길 수 있는 좋은 기회고, 바이어에게는 귀한 물건 쉽게 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죠. 하지만 Playstation 3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명품이나 한정판처럼 일정 수량만을 찍고 판매를 중단한 것이 아니라, 대중적으로 널리 팔려야 할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생산 라인의 한계상 그것밖에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죠. 더불어 '기계는 손해보고 팔아도 소프트에서 이득을 남긴다'는 기본 지침조차 지켜지지 못했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거기에 소니 등의 게임 관련 회사들은 '중고 소프트의 재판매로 인한 추가 상행위로 얻는 이득이 없다'는 점 때문에 무척 고심하며 많은 움직임을 보인바 있는데, 정작 새로 등장한 차세대 게임기의 재판매로 인한 이득을 엉뚱한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점도 아이러니하고요.

그런데 진짜 문제는, 품절된 뒤 높은 프리미엄이 붙어 재판매된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오히려 Playstation 3 프리미엄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일본 야후 옥션을 자유롭게 살펴볼 정도는 아닙니다만, 아는 분의 말씀과 다른 분 블로그의 얘기를 빌자면 'Playstation 3 가격의 과다한 거품이 빠져가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초반에는 심각할 정도로 높았죠. 한국의 예입니다만, 120만원에 판 양심적(당시 기준으로는 정말로 양심적이라 생각합니다.)인 분도 있었고, 좀 심하게는 190만원까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게 지금은 대충 이정도 수준, 글을 쓰는 현재 시점에서 아무리 비싸도 7만엔 대에 거래되고 있으니까요. 발매 후 1주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것을 생각하자면, 가격의 상승도 매우 각도 높은 경사였고 떨어지는 곡선 역시 가파르네요.

프리미엄의 거품보다 나쁜 것이 있습니다. 바로 거품이 급격히 빠져버리는 것이죠. 지금 Playstation 3가 그런 상황입니다. 이유야 여러가지겠죠. 막상 할만한 게임이 아직 거의 없다, 재판매를 위해 팔려나간 양이 너무 많아 별로 레어하지 않게 되었다, ... 기타 등등.

이런 상황은 재판매를 위해 구매한 리셀러들을 당황시킴은 물론, 소니 자체에게도 별로 이로울 것이 없습니다. 차라리 거품이 없었으면 모를까, 그것이 터져 사라지면서 물건 자체의 가치에도 흠집이 생기기 때문이죠. 원래 게임과 그를 구동하기 위한 기계란 '사고 싶다!'는 생각을 마구 들게 만들어야 나가는 상품이고, 그에 따른 기대감이나 환상이 무조건 동반되어야 하는데, 이렇게 거품이 빠져버리면 바이어들의 열정도 같이 냉각되어 버릴테니 말입니다. 사실 단순한 품절보다도 더 나쁜 상황이에요.

그런 차원에서 미국의 ebay는 아직 건재한 편입니다. 아예 ebay의 메인 화면에 it of Today라는 이름하에 커다랗게 박아줄 정도고, 클릭하고 들어가면 아주 황당무계한 가격표(3,000$)가 붙어있는 경우도 볼 수 있으니까요. ebay 회원만 볼 수 있는 Completed Listing을 봐도, 그 가격대까지 올라간 경우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일본과 다르죠. 아직 선주문중이고, 발매되지 않았다는 거죠. (날짜로 오늘이긴 할겁니다만, 아직은 ebay 등지에 반영되지 않았겠죠.) 이걸 뒤집어 얘기하면, 미국도 발매 후 1주일 지나면 어찌 될지 아직 알 수 없다는 겁니다.

어찌 될지는 더 두고봐야 알겠다...라고 말하고 싶네요. 하지만 이거 상황이 너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기대(와 우려)를 받던 차세대 게임기 Playstation 3가 '만들지 못해' 조금밖에 팔지 못했고, 어물쩡 프리미엄 붙어서 마구 거래되며 관계없는 리셀러들에게 고수익을 안겨다줬으며, 설상가상으로 그 거품이 꺼져가며 상품 자체에 대한 환상과 기대감까지 함께 앗아가고 있네요.

이제서야 말하지만, 저는 전세대 게임기 3기종인 Playstation 2 - Xbox - Gamecube를 모두 갖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게임을 보유하고 가장 오래 플레이한 게임기, 그리고 생애 최초로 구입한 콘솔은 바로 Playstation 2에요. 저는 정말, 저 훌륭한 기계를 만들고 수많은 꿈의 상품을 팔아오며 많은 이들을 기쁘고 즐겁게 해주던 바로 그 회사가, 다음 기계를 내놓으며 이렇게까지 황당한 상황을 만들어버린 것에 대해 매우 유감입니다.

하지만 정말 걱정되는 것은 꿈정거장 2의 막강했던 그 회사가 허물어지는 것이 아니라, 큰 별이 떨어짐에 따라 찬란했던 게임 시장과 문화가 같이 암울해지지는 않을까 하는 거네요. 참으로 많이 염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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