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 : Gamelab
발매연도 : 2007
가격 : 19.99$

'패션'이라는 전문 분야를, 비전문가인 게이머가 즐길 수 있게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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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주얼 게임이지만 단순하지 않고, 긴 글의 분석으로 찬사를 보낼만한 '걸작'.

1. ‘패션’이라는 분야는 이리저리 생각해야 할 것이 많은 분야다. 수많은 옷감이 있고 옷감마다 서로 다른 느낌을 주며, 그에 따라 디자인도 달리 생각해야 한다. 또, 예를 들어 단추를 하나 단다고 할 때 이 단추를 옷깃 여미는 데 쓸 것인가 아니면 단순히 장식으로 사용할 것인가에 따라서 어떤 단추를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이것이 ‘패션 디자인’으로 넘어가면 단추를 어디에 달아야 가장 멋을 살릴 수 있는가, 디자인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가 하는 점까지 생각해야 한다. 이런 것은 하루 이틀 공부한다고 해서 알아낼 수 있을 만큼 단순하지 않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연구해야만 한다. 그래서 ‘패션 디자인’ 분야는, 당연한 말이지만 어느 분야 못지 않은 전문 분야이고 ‘패션 디자이너’는 전문가다.

2. 그러나 패션이라는 분야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옷입기’에 지나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패션은 극단적으로 봤을 때 ‘옷입기의 상업화’라고 할 수 있는데(패션 쇼가 어째서 열리는지 생각해 보자), 거꾸로 말하면 이것은 패션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잘 알려준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유행을 일으킨다거나 디자인의 참신함을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3. [조조즈 패션쇼(Jojo’s Fashion Show)]는 바로 이 점을 파고 들었다. 패션에서 전문성을 벗겨 내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패션을 다룰 수 있다는 일반성을 찾아낸 것이다. 이러한 점은 [스타크래프트] 같은 전략시뮬레이션이나 [스페셜포스] 같은 FPS와 통하는 면이 있다. 전략시뮬레이션은 전쟁에서, FPS는 전술에서 전문성을 벗겨 버리고 여러 요소들을 일반화 시켜서 만들어 내었다. ‘편제’를 몰라도, 전투원(유닛)을 이용하여 전쟁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조준간 정렬’을 몰라도 ‘원샷 원킬’ 쯤은 껌씹기 보다 더 쉽다.

4. 전략시뮬레이션이나 FPS가 전문성을 없애고 이를 대신할 요소를 찾아내어 적용했듯이, [조조즈 패션쇼]도 전문성을 대신할 요소를 찾아내었다. 옷가지 수와 종류가 많음에 실마리를 얻어서, 전문성 대신 다양성을 집어 넣은 것이다. 특히 여성복은 신발까지 포함하면 건물 하나를 통째로 준비해서 옷을 전시해도 모자랄 만큼 종류와 디자인(여기서는 모양)이 다양하다. 속된 말로 눈이 돌아갈 지경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이 다양성이 게임의 핵심이자 시스템으로서 패션의 전문성을 대신하고 있다.

5. [조조즈 패션쇼]는 중심 소재인 옷을 아주 세분화 했다(종류가 많은 만큼 세분화 하기도 쉬웠을 것이다). 우선 크게 상의 / 하의 / 신발로 나누고, 거기에 맞추어 또다시 여름옷과 겨울옷, 그리고 여름옷은 다시 짧은 소매와 민소매로 나누는 식으로 상의와 하의와 신발을 종류별로 또 다시 나누어 놓았고, 여기에 패션 테마-히피, 70년대, 비지니스 등-에 맞추어 점수를 매겨 두었다. 테마에 맞추어 모델들에게 옷을 입히고 무대에 내 보내면 상의, 하의, 신발이 각각 점수를 얻고 이를 합산해서 얻은 점수가 그 패션에 대한 평가가 된다. 간단하고 이해하기 쉬운 평가 시스템이, 패션에 대해서 잘 몰라도 이 게임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었다.

6. 평가 시스템이
[조조즈 패션쇼]를 가벼운 마음으로 손에 잡도록 만들어 주었다면, 제한시간은 [조조즈 패션쇼]가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제한시간은 대개 40초 이며, 모델들이 무대 뒤에서 옷 갈아 입는 시간을 가져온 것으로(사실 이 뒷무대가 게임의 주무대이긴 하다), 얼핏 긴 시간인 듯 하지만 옷가지 수가 많기 때문에 테마에 맞춰서 옷을 입히기에는 은근히 짧다. 게다가 보통 한 스테이지에 테마가 두 개 정도에 모델은 세 명씩 나오기 때문에, 옷가지가 테마에 맞추어 나오면 여유가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한 모델에만 신경쓰기에도 바쁘다. 제한시간 안에 모델을 내 보내지 못하면 모델 한 명이 입혀 놓은 옷 그대로 무대로 나가므로 야유만 들을 뿐이고 (실제 효과음이 그렇게 난다) 제한시간이 최대 10초까지 줄기 때문에 늦장 부리다가는 손해를 보게 된다(10초가 이 게임에서는 은근히 길다). 제한 시간이 다 되어 가는 데도 모델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 또한 야유를 듣기 때문에, 이 제한 시간은 이래저래 게임에 긴장감을 주고 게임을 이끌어 간다.

7. 전문 분야를 다룬다 하더라도 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전문가가 아니다. 따라서 전문 분야를 게임으로 만들 때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을 도와주는 장치를 여러 가지 마련해 놓는다.
[조조즈 패션쇼]에서는 옷을 다시 준비해 주는 것 셔플부터 각 테마에 옷이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 알려 주는 것까지 다양한 편이고 이러한 것들은 모두 아이콘으로 표시하고 화면 오른쪽 위에 표시한다. 얻는 방법도 꽤 쉬워서 모델에게 아이콘이 떴을 때 평균점(별 다섯 개 중에서 세 개)을 받으면 된다. RPG의 아이템 개념에 가까운 것(모아 놓고 필요할 때 쓴다)이긴 하지만, 다섯 개 밖에 모을 수 없어서 필요하다 싶으면 제깍 써 주는 편이 좋다. 그러나 자주 나오는 편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게임을 진행하는 데 도와주는 역할을 넘지 않는다.

8. 열 개 퀘스트를 모두 해결하면 한 스테이지가 끝나고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간다.
[조조즈 패션쇼]의 게임 진행 방식이 이런 식이다. 한 개 도시에서 패션쇼를 10회 열고, 거기에서 일정 평가 - 대개 별 다섯 개 중에서 별 세 개를 얻으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다. 플레이 하지 못한 곳은 잠겨 있지만 이미 플레이 한 패션쇼는 다시 플레이 하는 것이 가능하고 평가 또한 갱신할 수 있다.

9.
[조조즈 패션쇼]는, 패션쇼라는 굉장히 복잡한 전문 분야를 단순하게 만들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게끔 만들었는데, 이는 '단순한 평가 방식'을 '게임의 핵심'으로 삼고, '제한시간'으로 게임에 '긴장감'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단순한 평가 방식이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각 부분 별로 테마에 점수를 매겨 놓았기 때문에 적당히 맞춰 놓아도 평균점을 받는다. 그런데 이게 패션 문외한이 보아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데도 평균점을 훨 넘어 버리는 때가 가끔 생긴다. 이건 시스템 자체가 가지고 있는 단점이라 별다른 해결책이 없을 것 같다. 분류를 조금 더 세분화 시키면 될 듯 하지만, 그렇게 하면 처리해야 할 정보량이 많아 져서 버그가 생길 확률도 높아지지 않을까 싶어 적당히 조절한 듯 보인다(모르긴 몰라도 테스트 하면서 꽤 고생했을 것이다).

10. 이 글 쓰다 생각 난 것인데,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교육용 시뮬레이션이나 3D 모델링 보조툴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구현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테고, 각 분야에서 그 나름대로 사용하는 툴들이 있을 것이나, 실제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아이디어를 다듬는 정도라면 괜찮지 않을까.
[조조즈 패션쇼]는 그저 게임으로 끝나지 않고 좀 더 뻗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게임 사는 곳 : Big Fish G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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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쾌한악마 2008/01/02 14:05 # M/D Reply Permalink

    테마가 겨울이나 여름같이 알기 쉬운 거면 할만 한데
    70년대나 들어보지도 못한 괴악한 녀석이 나오면 깨갱..

    1. mrkwang 2008/01/02 22:32 # M/D Permalink

      유쾌한악마> 그게 그럴거 같은데... 하다보면 또 익숙해집니다. 의외로.

: 1 : ... 4161 : 4162 : 4163 : 4164 : 4165 : 4166 : 4167 : 4168 : 4169 : ... 5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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