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TV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지만, [커피 프린스]라는 드라마가 일대 화제작이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요. 그게 원작 소설이 있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고, [경성스캔들]이라는 드라마 또한 그 작가의 이전 작품인 [경성애사]라는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는 것도 이번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경성애사]가 그 유명한 [태백산맥]의 구절을 표절했다가 밝혀졌고, 해당 작가와 출판사는 GG친 상태입니다. 그에 대한 얘기를 Pig-Min에서 따로 정리할 필요는 없겠고, 아래 링크의 글을 읽어주십시요.

커피프린스, 경성애사 이선미 작가의 태백산맥 표절
(초코미야의 다이어리)

결론이 난 상태니 이런 저런 첨언을 붙일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2001년에 이미 초간이 나와 2006년에 이북으로도 발매되었고, 2007년에는 'TV 드라마'화를 거쳐 메이져 출판사에서 재간도 나온 상태인데, 이거 소급해서 적용해버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오히려 가만 잘 계시다 연말에 충격을 받으셨을 조정래 선생님의 대항이 기대됩니다. (어쩌면 이외수 선생님도 한마디 하실지도 모르겠고.)

여기까진 이슈 정리고, 지금부터는 Pig-Min 본연에 걸맞는 '게임의 표절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정리.
- 게임계의 '도용'이나 '표절'은, 타 분야의 상식과 다르게 움직이는 경향도 있다.


딱 잘라서 '이것이 게임계 표절'이라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원칙적으로 '표절'이란 '도의적인 책임이 아닌 사법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걸면 걸리고 안걸면 헤헤거리며 넘어가는 데다가, 재판이라도 걸만한데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고 웃고 지나갈만도 한데 기필코 재판으로 이겨버리기도 하니까요. 혹은 민감할만한 부분은 조용히 '계약'해서 해결해버리는 경우도 있고.

물론 당연히, 게임의 세계관 / TM 걸려있는 제목 - 캐릭터 이름 - 기술 이름 / 일러스트와 그래픽 / 음악 등에 대해서는, '도용'이나 '표절'해서는 안되고 그런 일도 별로 없습니다. 그건 이미 얘기할 필요도 없는 논외의 사항이고요.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좀 다른 점, '게임의 주축을 이루고 외부적으로도 티가 납니다만 상호복제와 교류가 비교적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분야' 즉 '게임의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ID 소프트(ID Soft)의 [둠(Doom)]은 새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 게임 하나가 세상을 얼마나 바꿔놓았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실거고요. [둠] 게임과 그 내부 리소스 등에는 당연히 '저작권' 이든 '기술특허'건 뭔가 법적인 방어 체제가 존재했을테고, 누군가 악의적으로 [둠]의 그래픽 / 내부 코드 등을 허가없이 재가공해 다른 게임 만들어 팔아먹었다면, 그건 '표절'이건 '도용'이건 뭔가 걸려서 변호사들 신났을겁니다. 하지만 [둠] 게임이 지닌 시스템, 즉 FPS라는 형태 / 외계에서 악마를 만나 지옥스럽게 싸운다는 설정 / '샷건'이라는 무기 등의 부분에 대해서는 딱히 '특허'를 내거나 '저작권'을 행사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특허를 원한다면 냈을수도 있는 요소들이었겠지만, 굳이 그러지 않았다는 거죠.

왜 그랬을까... 그걸 특허든 뭐든 걸어버렸으면 자손만대로 떼돈을 벌었을텐데, 왜 그냥 놔뒀을까... 이 링크의 글에서 볼 수 있듯 '특허법 따위는 즐'이라 외치는 존 카멕(John Carmack)이 대인배라 그랬을수도 있지만, '시스템'에 대해서는 크게 제약을 걸지 않는 것이 비디오 게임계의 세시풍속(?)이었을지도 모르겠는데요. 비슷한 수준으로 게임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시스템, 포인트 & 클릭 어드벤쳐(Point & Click Adventure) / 슈팅 게임(Shooter) / 던젼 RPG(Dungeon RPG) / RTS 등에 대해서도 딱히 '저작권'이나 '특허'가 행사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Pig-Min에서도 자주 다루는 캐주얼 게임에서도 비슷해서, [다이너 대시(Diner Dash)]가 열고 들어간 타임 매니지먼트(Time Management)나 [비주월드(Bejeweled)]로 대표되는 매치-3(Match-3) 등의, 해당 장르와 시스템에 뭔가 걸려있지도 않고요. (물론 '게임의 제목'과 '캐릭터'에는 TM이 붙어있음.)

왜 그럴까? 그에 대한 개인적인 추측은 이렇습니다. '영화나 음악의 장르'처럼 '큰 카데고리의 분류'가 될만한 점은 그냥 놓아둔다던지, 혹은 '개발자적 입장'에서 '선방향의 기술적 공유와 발전'은 굳이 건드리지 않을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저 개인적인 추측일 뿐이니,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게임의 시스템'에는 '특허'와 '저작권'이 없는가? 누구나 남의 게임 시스템 보고 똑같이 따라해도 되는가? 그건 아닙니다. 몇 달 전 Pig-Min에서도 다룬바와 같이, [비트마니아(Beatmania)]의 코나미(Konami)는 약 10년동안의 계속된 재판을 통해, 결국 [이지투디제이(EZ2DJ)]를 이겼으니까요. 2001년의 '의장권침해 소송'에서 어뮤즈월드가 이겼지만,  2007년의 '특허권 침해 금지 등 청구 소송'에서는 결국 코나미가 이겼다는 겁니다. 이쪽이고 저쪽이고 장사 결산 끝난지 한참이나 지난 다음까지 물고 늘어져서 이긴 셈인데요. 게임계의 묵계(?)를 믿고 그냥 갔다가는, 한참이나 시간 지난 후에 갑자기 쓰나미를 만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죠.

여하건 위에 적은 결론을 다시 불러오자면.
- 게임계의 '도용'이나 '표절'은, 타 분야의 상식과 다르게 움직이는 경향도 있다.

참고삼아 덧붙이자면, 넥슨(Nexon)의 [비앤비(BnB)]는, [봄버맨(Bomberman)]의 허드슨(Hudson)과 정식으로 계약 맺었습니다. 해당 링크의 2003. 4. 2일자 기사 보시면 되고, 구글 캐시에 저장된 문서는 이쪽 링크에서 보시면 됨. (허나 2007년 1월 기사로, 넥슨이 허드슨에 이겼다는 판결문 기사도 있음. 솔직히 뭐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더불어 [카트 라이더(Kart Rider)]는... 모릅니다.

*** 윗 부분에 적어놓은 넥슨 - 허드슨 관련은, 그 외에 숨겨진 드라마가 더 있는 것 같으므로, 일단 가리개로 가려둡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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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2007/12/27 21:40 # M/D Reply Permalink

    넥슨은...아주 유명합죠....

    워록의 일러스트 한 장은..아예 유명한 탱크사진 (아이가 탱크에 돌을 던지는 사진)을 고대로 리터칭만 했던데..

    아주 가관이더군요.

    돈(캐쉬)밝히는거나 베끼기 좋아하는거나..
    아무튼 넥슨은 두고두고 욕먹고 있습죠. 네.

  2. 익명 2007/12/28 10:11 # M/D Reply Permalink

    저작권에 있어선 몇 가지 원칙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자명성의 원칙입니다. 이 원칙에 따르면 누구나 생각해낼 수 있는 당연한 내용은 특허로 신청하지 못 하게 되어있습니다. 즉, 예로 드신 '샷건을 들고 악마를 때려잡는' 내용은 특허 신청이 불가능한 것이지요.

    하지만 게임계 초기에는 이 원칙이 제대로 적용되질 않아서 세가의 경우에는 크레이지 택시의 게임 시스템 중 '차량이 가까이 다가가면 그 거리에 따라 행인이 천천히/급박하게 피하도록 한다'는 것을 특허 신청하기도 했죠. 뭐, 이 특허권을 실제로 활용했다는 이야기는 못 들어봤습니다만... (이에 대해서는 지티스의 가마수트라 번역물 중 '특허의 문제'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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